최근 3개월간 원달러 환율 추이/그래픽=김현정 |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 만에 다시 장중 1400원대를 돌파했다. 미국이 다음달 정책금리를 동결할 수도 있다는 견해가 확산되면서 달러화 강세가 나타난 영향이다. 또 우크라이나-러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됐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90.9원·오후3시30분) 대비 8.1원 오른 1399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오전 장중 한때는 1400원선을 돌파했다. 이후 소폭 하락하면서 1397.5원에 오후 3시30분 종가를 기록했다.
야간 거래시간대를 제외하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선을 돌파한 건 지난 15일(1408.8원·고가) 이후 4거래일 만이다. 이후 1400원 아래로 내려온 환율은 이틀 연속 1390원선에 머물며 소강상태를 보였다.
이날 다시 환율이 1400원 수준으로 오른 건 미국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들의 매파적 발언 영향이다. 연준이 시장 기대보다 금리를 천천히 내릴 수 있다는 전망에 달러화 강세가 나타났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오후 3시30분 기준 106.54를 기록 중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셸 보우먼 연준 이사는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열린 경제 포럼에서 "물가가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연준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금리에 가까울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비둘기파로 꼽히는 리사 쿡 연준 이사는 "기준금리를 내리는 방향이 적절하다"고 말하면서도 다음달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연준 이사들의 매파적 발언 속에 다음달 연준의 금리동결 전망은 인하 전망과 동률에 근접해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후 3시30분 기준 연준이 다음달 정책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48%로 전망된다. 일주일 전 17.5%에서 급등했다. 25bp 인하할 가능성은 52%를 나타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진 것도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쳤다. 우크라이나는 전날 미국이 공급한 미사일 에이태큼스를 발사한 데 이어 이날은 영국의 스톰섀도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 러시아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준비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동지역 긴장도 여전하다. 미국은 가자전쟁 휴전을 요구하는 유엔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끌고 간 이스라엘 인질의 즉각적인 석방과 관련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준 관계자의 매파적 발언에 다음달 금리 동결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며 "또 미국 재무부의 20년물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부진했던 점이 채권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달러 강세를 불렀다"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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