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서 과징금·시정명령 취소소송 첫 재판
쿠팡 측 "쇼핑몰 상품 추천을 제재…유례없어"
공정위 "자사 관계 상품 진열…직원 후기 가장"
쿠팡 잠실 사옥 '타워730'/쿠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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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임상혁 기자 = 자체 브랜드(PB) 상품 노출 반도를 높이려 알고리즘으로 순위를 조작했다는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628억원을 부과 받은 쿠팡이 "상품추천은 유통업의 본질"이라며 공정위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공정위 측은 명백한 위계에 해당하기 때문에 처분에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배상원·최다은 부장판사)는 21일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의 첫 변론을 열였다. 공정위의 심결은 1심과 같은 효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정위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은 곧바로 서울고법이 맡는다.
쿠팡 측 소송 대리인은 "이번 사건은 유통업자가 쇼핑몰 내에서 상품을 추천한 것에 대해 제재를 받은 유례 없는 사안"이라며 "상품을 추천하는 것은 유통업의 본질이고, 헌법상 보장되는 기업활동의 자유"라고 밝혔다.
이어 "온라인 유통업자의 검색추천은 쇼핑몰에서의 상품 판매를 위한 원친이 되기 때문에 검색서비스 제공자와 달리 검색 중립성 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그동안 검색 서비스 제공자의 검색결과 노출 행위가 문제된 적은 있지만, 개별 유통업자가 제재 받은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공정위 측은 "쿠팡은 판매실적과 선호도를 종합해 순위를 정했다면서, 자사와 관계있는 상품들을 상단에 진열했다"며 "서점에서 '판매량에 따라 책을 진열했다'고 말해놓고 실제론 수익성이 높은 책을 진열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임직원 후기를 마치 고객 후기인 것처럼 가장해 일반적인 리뷰라고 적는 등 행위를 했는데, 명백한 위계"라며 "그렇기 때문에 과징금 및 과징금 처분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내년 2월 13일로 정하고 재판을 마쳤다.
앞서 공정위는 올해 6월 쿠팡이 PB 상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하고, 임직원을 동원해 긍정적 구매 후기를 달아 높은 별점을 부여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628억원을 부과했다. 국내 유통업계에 부과된 과징금 중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지난 9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공정위는 처분과 함께 쿠팡을 공정위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서울동부지검은 이달 11일부터 12일까지 쿠팡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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