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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3일 앞 다가온 ‘국제플라스틱협약 협상위’, 최대 쟁점은 ‘생산 규제 여부·목표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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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시민사회 연대체인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마당에서 한국 정부에 강력한 국제플라스틱협약 체결에 앞장설 것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플뿌리연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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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국제플라스틱협약’의 마지막 협상인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가 오는 25일부터 부산에서 개최된다.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 목표 설정 여부와 목표 시기 등 이해 당사국들 사이의 큰 이견을 조율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이 탄생할 수 있을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에는 175개국 정부대표단과 비정부기구, 취재진 등 3879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국제사회는 2022년 3월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2024년까지 ‘해양환경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문서’를 성안하기로 합의했다. 지금까지 4차례의 협상이 진행됐지만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고, 25일부터 부산에서 5차 협상위원회가 열린다.

협상의 주요 쟁점은 플라스틱 생산 규제와 재활용 중 어떤 정책을 우선시할 것인지, 또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목표 연도를 명시할 것인지 등 크게 2가지로 좁혀진다. 특히 화석연료에서 뽑아내는 플라스틱 원료인 1차 폴리머 생산을 규제할지 여부가 핵심이다. 1차 폴리머 규제에 적극적인 국가와 환경단체 등은 기존처럼 소비나 유통, 폐기물 재활용 등만을 관리하는 소극적인 방식으로는 플라스틱 전주기 관리가 어렵고,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유럽연합(EU)이나 플라스틱 쓰레기 오염의 대표적인 피해자인 라틴아메리카 국가 등은 온실가스 배출량처럼 감축 목표를 명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2025년 대비 2040년까지 1차 폴리머 생산량을 40% 감축하자는 것이다. 협상 참여국 중 117개국은 생산량 감축 목표 포함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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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 추세. 자료 :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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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러시아 등 6개국이 참여 중인 ‘플라스틱 지속가능성을 위한 국제연합(GCPS)’과 이들을 비공식적으로 지지하는 인도, 브라질 등은 생산량 감축이 아닌 플라스틱 폐기물 해결에 초점을 둬야 한다면서 1차 폴리머 규제를 협약에 포함시키지 않을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협약이 법적 구속력을 갖도록 할 것인지, 규제 범위, 협약 성안 방식 등에서도 이견이 크다. 이번 5차 협상위에서 성안이 이뤄지기 않으면 내년에 6차 협상위가 열리게 될 가능성도 있다.

쟁점 사항을 선언 수준으로만 합의한 상태에서 협약을 체결하고, 구체적 내용은 이후 발전시키자는 주장도 나온다. 의장을 맡고 있는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주영국 에콰도르대사는 최근 협상 촉진을 위해 내놓은 제안문에서 의견이 갈리는 사항은 선언 수준으로 합의해 일단 협약을 체결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발전시키자고 제안했다. 1992년 체결 이후 매년 점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발전시키고 있는 유엔 기후변화협약과 같은 길을 가자는 얘기다.

국제사회가 플라스틱 규제를 만들기 위해 합의점을 찾는 것은 플라스틱 오염이 심각하고, 기후위기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세계소각로대안연합(GAIA)의 보고서를 보면 1.5도 제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올해부터 1차 폴리머의 생산량을 해마다 최소 12~17%가량 줄여야 한다.

한국은 협상위 개최국으로서 협약이 성안되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은 유럽연합 등을 중심으로 한 국가간 연합체인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야심찬 목표 연합(HAC)’에 속해있지만, 아직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려는 목표의 HAC에는 총 65개국이 가입돼 있다.

데이비드 아줄레이 국제환경법센터 변호사는 지난 19일 “최근까지 한국은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한국은 협상위 개최국으로서 기존 협상위 개최국들이 했던 것처럼 협약 성안을 위해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5차 협상위에서 한국이 더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는 동시에 물밑에서의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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