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 13층 집무실로 출근했다. 해당 사실을 미리 인지한 체육회 노동조합 소속 노조원 30여 명이 건물 로비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집무실로 올라갔다.
이 회장은 이날 체육회 집무실을 찾은 것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관련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출근 직후 논란을 의식한 IOC 지원 파트가 “올림픽회관 인근에 있는 올림픽파크텔로 장소를 옮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지만, 이 회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울러 집무실에 직원을 불러 체육회 관련 업무 협의를 진행했다.
오전에 체육회에서 업무를 본 이 회장은 오후에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으로 장소를 옮겨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관련 추진 현황을 보고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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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단체인 문체부로부터 직무 정지 처분을 받은 이 회장이 체육회장 관련 업무를 진행하는 건 규정 위반에 해당한다. 이 회장은 앞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 점검단이 진행한 조사 결과 직원 부정 채용과 물품 후원 요구,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체육회 예산 남용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 조치 됐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가 직무 정지 결정을 내렸고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관련 내용을 수사 중이다.
문체부의 직무 정지 결정 직후 이 회장이 서울행정법원에 직무 정지 통보에 대한 취소 소송과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긴 했지만, 이와 관련해 법원의 결정이 내려지진 않은 상태다.
이 회장 출근 저지 시위를 벌인 체육회 노조는 성명을 통해 “이기흥 회장이 직무 정지 상태임에도 출근을 강행한 것에 대해 다시금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국회 출석 의무 회피 등을 위해 국내·외로 도피성 출장을 다니며 오랜만에 마주친 직원들을 향해 일언반구 변명이나 사과의 뜻을 비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체육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문체부의 결정을 뒤집고 출근을 강행한 건 비위 혐의와 정부의 제재 조치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체육회장 3선 출마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앞서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출마 자격 심사를 통과해 차기 체육회장 출마 권한을 확보한 상태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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