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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포드 감원·노스볼트 파산 위기…전기차 부진에 유럽 제조 '침체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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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유럽서 4000명 감원…독일·영국 집중

유럽 최대 완성차 폭스바겐도 독일 공장 3곳 폐쇄 추진

보조금 중단·저가 중국산 경쟁 심화

포드 "인프라 투자·인센티브 부여해야"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완성차 제조사인 포드가 유럽지역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다. 전기차 수요 부진과 전기차 전환에 대한 정부 보조금 중단, 중국산 전기차와 경쟁 심화로 인한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독일과 영국에서 총 4000명의 인력을 줄이기로 했다. 스웨덴 전기차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도 최근 전기차 수요 감소로 경영이 크게 악화하면서 파산을 고려하는 등 전기차 업계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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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유럽서 4000명 감원…독일·영국 집중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이날 포드는 유럽지역에서 전체 인력의 14%인 4000명을 오는 2027년 말까지 감축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직원 17만4000명의 약 2.3%에 해당하는 규모다. 감원 규모는 독일이 2900명이 가장 많고, 영국에서도 800명을 줄인다.

포드의 구조조정으로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국인 독일 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포드는 쾰른의 유럽 본사와 조립공장을 중심으로 독일 자를란트, 루마니아 크라이오바, 스페인 발렌시아 등지에 유럽 생산시설을 두고 있다. 포드는 독일 쾰른 공장에서 익스플로러와 카프리 모델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다. 이번 감원이 회사 계획대로 될 경우 쾰른에 근무하는 포드 직원은 2018년 약 2만명에서 2027년 1만명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포드는 또 3000명이 근무하는 독일 자를란트주 자를루이 공장을 내년에 폐쇄하고 추가 감원을 단행할 예정이라고 CNBC는 전했다. 앞서 포드는 지난해 2월에도 유럽 직원 38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데이브 존스턴 포드 유럽담당 부사장은 이날 “미래 경쟁력을 위해 어렵지만 단호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드가 대규모 감원에 나서게 된 건 전기차 수요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 주요 국가의 전기차 전환 보조금 철폐, 중국산 저가 전기차와의 경쟁 심화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최대 규모 경제를 자랑하는 독일은 지난해 12월에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중단했다. 그러자 독일의 올해 1~9월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8.6% 급감했다. 유럽지역의 경기 둔화로 소비자들이 비용 부담을 느끼고 전기차 구매를 연기하거나 저렴한 내연기관차로 눈을 돌리게 된 것도 전기차에 대한 수요 감소를 부추겼다.

보조금 중단·저가 중국산에…제조사들 벼랑끝 몰려

특히 중국산 저가 전기차가 유럽 시장에 대거 진출하면서 유럽산 차량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도 전기차 수요가 위축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기차 제조 원가의 30~40%를 차지하는 전기차 배터리는 고가의 희소금속 소재를 사용해 원가 절감이 어렵고, 공급망을 독점하고 있는 중국이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저가 전기차의 등장이 고급 전기차 위주 라인업의 시장 확장을 제한하고 있는 것도 완성차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유럽시장에서 전기차를 팔고 있는 포드 역시 타격을 입었다. 올해 9월까지 포드의 유럽지역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9% 급감했다. 이는 업계 전체 감소율 6.1%에 견줘 한참 뒤처져 있다.

존 로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독일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유럽과 독일에 부족한 것은 충전 인프라에 대한 공공 투자, 의미 있는 인센티브, 이산화탄소(CO2) 규제 준수 목표 달성을 위한 유연성 제고 등 이(e)-모빌리티 발전을 위한 분명하고 명확한 정책 의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일 정부에 전기차 전환을 유도할 수 있는 인센티브 제공과 충전 인프라 구축을 촉구했다.

스웨덴 전기차 업체 노스볼트도 전기차 시장 침체로 인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파이낸셜뉴스(FT)에 따르면 노스볼트는 현재 미국에서 연방 파산법 11장(챕터 11)에 따른 파산 보호를 요청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챕터11’은 기업이 법원의 감독 아래 영업을 지속하면서 채무를 재조정하는 절차를 뜻한다.

노스볼트는 최근 투자자와 대출 기관이 구조조정안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구제 패키지에 대한 협상마저 결렬된 상태다.

지난 2016년 폭스바겐, 골드만삭스, 블랙록, 지멘스 등의 투자를 등에 업고 설립한 노스볼트는 유럽 배터리 대항마로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 전기차 수요 감소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BMW가 22억 달러(약 3조원) 규모의 배터리 구매 계약을 철회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유럽 최대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도 독일 공장 최소 3곳을 폐쇄하고 직원 임금을 10% 삭감하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폭스바겐의 독일 공장은 총 10곳이며, 소속 직원은 약 12만명에 달한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공장 폐쇄로 최대 3만명이 해고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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