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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고려아연, 전구체 이어 제련기술도 국가핵심기술 지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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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사진 가운데)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지난 9월 24일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에서 열린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기자회견에서 공개매수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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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이 자사의 제련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정부에 신청했다.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인 영풍·MBK파트너스(MBK) 측이 경영권 확보 후 해외 매각을 실행할 수 없도록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지난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자사 제련 기술 2건을 국가핵심기술로 인정해달라는 추가 지정 건의서를 냈다고 21일 밝혔다.

고려아연이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건의한 제련 기술은 ‘가입 침출 기술을 활용한 황산아연 용액 중 적철석 제조 기술’과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이다.

‘가입 침출 기술을 활용한 황산아연 용액 중 적철석 제조 기술’은 아연 제련 과정에서 철을 경제적이고 효율적으로 회수하는 기술이다. 제련 과정에서 철을 잘 회수해야 이후 공정에서 아연, 구리, 니켈, 코발트 등을 효율적으로 뽑아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은 안티모니 금속 제조 과정에서 대기 오염 물질 배출량을 줄이고 경제성과 효율성도 함께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희소금속의 일종인 안티모니는 난연제와 촉매제의 주성분인 삼산화안티몬의 원료로 쓰이는데 고려아연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고려아연은 신청서를 통해 “방위 산업과 첨단 기술 산업에 반드시 필요한 희소금속인 안티모니의 특성과 중국의 안티모니 전략 자원화 정책 등을 감안할 때 해당 기술의 해외 유출은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려아연의 기술을 통한 안티모니의 국내 생산이 국가 안보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려아연은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구체 원천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받았다. 여기에 회사의 핵심 사업인 제련업 기술까지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받으면 향후 영풍·MBK가 고려아연을 중국 등 해외로 재매각해 이익을 실현하고자 할 때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다만 하이니켈 전구체 국가핵심기술 판정 때와 달리 고려아연이 이번에 신청한 두 개 기술은 기존에 정부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 관리하던 분야가 아니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전문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추가로 고려아연이 건의한 2개 분야 기술을 새로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할지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고려아연은 지난달 영풍·MBK 측의 고려아연 지분 1.36% 장내매수가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며 금융감독원에 추가 조사를 요청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영풍 장형진 고문과 강성두 사장 등 영풍·MBK 측을 조사해 달라며 금감원에 진정서를 추가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 직후인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11일까지 MBK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국기업투자홀딩스를 통해 장내 매수로 고려아연 주식 28만2366주(발행주식총수의 1.36%)를 추가로 취득해 고려아연 지분율을 기존 38.47%에서 39.83%로 높였다고 공시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해당 기간은 영풍·MBK 측이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해달라며 법원에 1차에 이어 2차 재탕 가처분을 신청하고, 이를 시장과 언론에 적극 알리는 등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던 시점이었다”며 “그러면서도 (법원의) 심문기일인 지난달 18일 고려아연 지분을 저가에 매수한 것은 사기적 부정거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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