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별 요구했다는 이유로 여자친구 흉기로 찔러 살해… 1심 징역 20년

"자신의 죄 회피한 점 등 엄한 처벌 필요"

서울동부지법.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광진구 다세대주택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20대 남성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 이정형)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모(22)씨에게 21일 이같이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 5월 자기 집에서 여자친구였던 피해자와 말다툼하다가 상대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살아있음에도 구호조치를 하기보다는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면서 "수사 초기 자신의 죄를 회피하려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꾸짖었다. 다만 "시간이 지난 후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피해자 측과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여부에 대해선 재범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해 검찰의 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중학교 후배인 피해자와 올해 2월 교제를 시작한 후 실시간 위치 공유를 요구하는 등 과도하게 집착했다. 피해자가 못 참고 이별을 통보하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피해자를 살해한 뒤 자기 몸도 찔러 자해했지만, 이후 경찰에 '살려달라'고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피해자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