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동 부부가 '사커킥' 날려" 대리기사 무차별 폭행…처벌은?

자신의 아이를 때렸다며 대리기사를 넘어트리고 발로 머리를 찬 이른바 '불광동 대리기사 폭행' 사건 가해 부부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13일 폭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하고, 부인인 B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해 8월 서울 불광동 한 주차장에서 대리기사 C씨에게 욕설을 퍼붓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C씨는 대리운전을 위해 현장에 도착했지만 손님이 나타나지 않아 그 자리에서 20분을 기다렸다. 알고 보니 대리기사를 호출한 A씨 부부는 일행이 오지 않아 근처 차 안에 기다리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C씨는 "20분씩이나 기다리게 하면 어떡하냐. 미안하다고 사과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고, A씨는 "네가 그러니까 그따위로 사는 거다. 대리기사인데 왜 애들 앞에서 화를 내냐"고 욕설했다.

결국 양측은 언성이 높아졌고 이 과정에서 A씨 아이가 C씨에게 뛰어가다 부딪혀 넘어졌다. 이를 본 A씨 부부는 C씨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당시 폭행 모습이 담긴 CC(폐쇄회로)TV를 보면 A씨가 C씨 다리를 걸어 넘어트린다. 그러자 B씨가 달려와 발로 머리를 걷어찼다. 폭행 후 A씨 부부는 "C씨가 우리 아이를 밀쳤다"고 주장했으나 폭행 영상이 나오자 이내 태도를 바꿨다.

재판에 넘겨진 부부는 법정에서도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판결문에는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가 하면 공판기일에 불출석하는 등 성실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하는 내용이 담겼다.

1심 판결에 불복한 A씨는 부부는 곧바로 항소했고 검찰 측 역시 더 무거운 형량이 선고돼야 한다며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인 C씨는 선고 결과를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하며 "실형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던 입장에서는 이번 판결이 만족스럽다"며 "피해 당시 같이 주먹을 휘둘렀다면 이런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민사 소송 시작해야 하고 상대와 검찰 측 모두 항소했다"며 "응원해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넘어진 대리기사를 폭행하는 여성 모습. /사진=JTBC 갈무리

박효주 기자 app@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