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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강원랜드서 돈 따도 밀린세금 안내고 ‘코인’ 사…덜미잡힌 고액체납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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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고액·상습체납자 696명 재산추적조사 결과발표

김치통에 2억 돈다발…자녀·며느리까지 은닉 합세

올해 10월까지 2.5조 추징…287억 규모 비트코인 압류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90대 A씨는 본인 소유의 토지를 팔고는 양도소득세 수십억 원을 체납했다. 국세청은 A씨의 자녀들이 주도해서 땅을 팔고, A씨 계좌에서 수백차례에 걸쳐 땅 판 돈을 현금으로 인출한 사실을 CCTV를 통해 확인했다. 이후 자녀들 주소 4곳을 동시에 합동수색했다. 국세청은 김치통에서만 5만원권 돈다발 2억원 어치를 찾아내는 등 11억원 상당의 현금과 골드바를 징수하고 A씨의 자녀와 며느리 등 일가족 7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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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체납자의 주소지에 징수활동을 나선 국세청 직원들(사진=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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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은 고의적으로 재산을 숨기거나 납부할 능력이 있음에도 세금을 내지 않고 호화생활하는 고액체납자 696명에 대한 재산추적조사를 벌였다고 21일 밝혔다.

주요 재산추적 대상자는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도박당첨금 등을 은닉한 체납자 216명 △허위 가등기 등으로 특수관계자에게 재산을 편법이전한 체납자 81명 △유명 수입차량 리스·이용, 고가사치품 구입 등 호화생활 체납자 399명 등이다.

부동산분양업체 대표인 B씨는 부가가치세 수억원을 체납한 상태에서 강원랜드 슬롯머신으로 돈을 땄다. B씨는 수억원의 당첨금을 받았음에도 세금을 내긴커녕 당첨금 일부를 달러로 환전해 숨겨뒀다가 국세청에 덜미 잡혔다.

아파트 분양권을 팔아 돈을 번 C씨는 양도소득세 수억원을 내지 않고 가상자산 20여종을 사들여 숨겼다. 일부는 모친과 사촌의 개인지갑으로 옮겨놓기도 했다. 국세청은 이 가상자산들을 강제징수했다.

국세청은 올해 상반기 미술품·귀금속·상속재산 등을 은닉한 고액 체납자를 비롯해 호화생활 체납자에 대한 기획분석을 벌였다. 실거주지를 탐문하고 수색하는 등 현장 징수활동을 한층 강화했다. 이 결과, 올해 10월까지 고액·상습체납자에 대한 재산추적조사로 현금 징수, 채권 확보한 규모가 총 2조 5000억원에 달한다.

국세청은 특히 유튜버, 저작권자, 강사 등 고소득 프리랜서 체납자에 대한 소득자료를 수집·활용해 강제징수에 나서고 있다. C씨를 포함해 최근 가격이 급등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으로 재산을 숨긴 체납자에 대해서만 올해 하반기 287억원을 압류했다. 유튜버처럼 1인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로부터 받는 후원금, 이른바 슈퍼챗도 신속히 압류·추심한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신종 소득·재산 현황을 파악하도록 체납자 기획분석을 벌이는 중이다.

고액체납자 은닉재산을 찾기 위한 신고도 독려하고 있다. 국세청 누리집에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을 지역별, 업종별로도 공개해 확인을 돕고 있다. 은닉재산 신고로 5000만원 이상~5억원 이하의 체납세금을 징수하면 신고자에게 징수액의 20%를 포상금으로 지급한다. 최대 구간인 30억원 초과 징수 시엔 4억 2500만원에 징수액 30억원 초과금의 5%를 더해 포상금으로 준다.

안덕수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문을 열어주지 않거나 폭언을 하고 흉기로 위협하면서 체납자가 방해하는 경우들도 있지만 고액·상습체납자의 은닉재산 징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숨긴 재산을 찾는 데에 국민 여러분의 신고가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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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체납자 추적 조사 결과 발표하는 안덕수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사진=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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