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3세'를 사칭하며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전청조씨(27)가 지난해 11월 10일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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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를 사칭해 수십억 원대 투자 사기를 벌이고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3)씨의 중학생 조카를 폭행·협박한 혐의를 받는 전청조(28)씨가 2심에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백강진)는 21일 열린 선고재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전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또 피해자에게 11억 300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남씨에게 선물한 벤틀리는 몰수했다.
전씨의 경호팀장 역할을 하다 특경법상 사기 등 혐의로 함께 구속기소된 이모(27)씨에게는 징역 2년이 선고됐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결심공판에서 전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전청조는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며 출소 후 사회인으로 거듭나겠다고 하고 가족들도 보증하겠다며 2억7000여만원을 피해자들에게 송금했으나 이는 투자 과정에서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것"이라며 "유리한 정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속적으로 사기범행을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가석방으로 석방되자마자 혼인을 빙자해 사기를 저질렀다"며 "여성임에도 필요에 따라 남성으로 가장해 유명인과 사귀면서 유명 오너의 혼외자라거나 주민등록증을 위조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원심의 형이 양형기준을 벗어나 과중하다는 전씨 변호인 주장에 대해 "이 사건은 상상적 경합으로 양형기준을 적용할 사정이 아니다"라며 "일반 투자 사기와 달리 유명인 사칭, 허위 경호 인력 동원, 성별 가장, 자발적 언론 노출 등 일반인의 상식에서 크게 벗어나는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청조는 사회와 언론의 부정적 반응을 탓하나 전청조의 행태에서 비롯된 것이 크다"며 "불우한 어린 시절은 범행을 정당화할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동종범죄 전력이 다수 있고 재범 위험성이 높고 유사, 모방 범행 발생을 막기 위한 예방을 위해서라도 상당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전씨는 2022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강연 등을 하며 알게 된 27명으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약 30억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로 구속기소돼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 밖에 약혼 상대였던 남씨의 조카를 폭행한 혐의 등으로도 기소돼 지난 4일 1심에서 징역 4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전씨의 요청에 따라 사기 사건에 아동복지법 위반 사건을 병합해 심리했다.
이씨는 범행 사실을 알고도 전씨와 공모한 혐의로 지난 1심에서는 징역 1년 6개월 형을 받았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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