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창 자서전 하권, 대만서 출간 전부터 인기…
창과 황의 인연 이어지며 AI 시대 서로 이끌어 가
모리스 창 TSMC 창업자/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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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시총 1위 기업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주자로서 지위를 유지하는 데에는 대만 파운드리 기업 TSMC의 역할도 크다. 양 사의 협력 관계는 특수한데, 모리스 창(93) TSMC 창업자가 한때 대만계 미국인 젠슨 황(61) 엔비디아 회장에게 TSMC의 경영을 맡기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모리스 창(張忠謀·장중머우) TSMC 창업자의 자서전 하권이 예약판매 중이다. 모리스 창 창업자는 지난 1998년에 자신의 33살까지(1931~1964년)의 일화를 다룬 자서전 상권을 냈고, 그 이후인 1964~2018년 이야기를 다룬 하권을 오는 29일 출간한다.
모리스 창의 자서전은 출간 전부터 대만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29일로 예정된 출판 기념회에 젠슨 황 엔비디아 회장이 참석할지 여부가 관심을 받았다. 다만 한 기자가 "출판 기념회에 황이 대만에 올 수 있는지?"를 묻자 모리스 창의 부인인 장수펀 TSMC 자선기금회 이사장은 "다른 사람을 번거롭게 할 필요는 없지요"라며 부정적으로 답했다.
29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선공개된 일부 내용도 흥미로운 게 많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모리스 창이 지난 2013년 황 엔비디아 회장에게 TSMC의 최고경영자(CEO)를 맡을 생각이 있는지 물어봤다는 대목이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와 젠슨 황 엔비디아 회장/사진=엔비디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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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 창은 2005년부터 후계 계획을 세우면서 2012년 류더인(TSMC 2대 회장), 웨이저자(TSMC 현 회장), 장상이 등 3명을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임명했다. 2013년 젠슨 황에게 TSMC CEO를 제안했다는 건 그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음을 뜻한다.
하지만 젠슨 황은 TSMC CEO직을 마다하고 자신이 1993년 창업한 엔비디아를 계속 이끌었다. 이후 엔비디아와 TSMC는 AI 열풍에서 협력을 지속했고 엔비디아의 AI 칩을 생산하면서 TSMC도 성공적으로 AI 붐에 올라탔다.
황과 창의 인연은 길다. 엔비디아 창립 초기 32세의 황은 TSMC에 반도체 생산을 요청하는 편지를 썼지만, TSMC가 신생 스타트업인 엔비디아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이때 창이 황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고 이 한통의 전화로 TSMC와 엔비디아의 파트너십은 3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9일 모리스 창이 '대만 경제의 아버지'로 불리는 리궈딩 전 대만 경제부장관을 기념해 만든 제1회 리궈딩상을 수상할 때 황은 깜짝 참석해 창을 축하한 일도 있다. 황은 "TSMC가 없었으면 엔비디아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날은 "모리스 창이 없었으면 TSMC도 없었을 것"이라고 격찬했다.
대만에서 모리스 창과 젠슨 황은 세대를 초월한 친구로 칭송받으면서 기술산업에 대한 통찰력과 상대 기업문화에 대한 상호 존중 태도로도 존경받고 있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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