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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소멸시효 완성 후 소유권이전등기 ‘원인무효’ [알아야 보이는 법(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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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 후 이뤄진 소유권이전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가 아니다.”

원인 없이 이뤄진 무효의 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라고 하더라도 그 등기가 다른 사정에 의해 실체관계에 부합하면 유효한 것으로 되는데, 이를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라고 부릅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대법원에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이후에 이뤄진 소유권이전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가 아니라 원인무효”라는 판결이 나와서 소개합니다.(2024. 10. 31. 선고 2024다232523 판결)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부동산 소유자를 상대로 매도청구권을 행사해 ‘매매대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고 부동산을 인도하라’는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조합이 판결 확정 후에도 장기간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가 확정판결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뒤에야 매매대금을 공탁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그러자 부동산 소유자인 원고가 피고인 조합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원인무효인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한 사안입니다.

2심은 “확정판결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시효완성으로 소멸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이 성립했고 이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절차가 이행된 이상 피고 명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므로 원인무효가 아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등기가 실체관계에 부합한다는 것은 소유권 이전에서 등기이전절차만이 위법하고 그 외의 다른 법률행위는 적법·유효한 상태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 사건에서 피고 명의 소유권이전등기는 피고가 민사집행법 제263조 제2항에 따라 확정판결에서 정한 매매대금을 전액 공탁한 후 마친 것으로 등기절차에 어떠한 하자가 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등기절차의 하자를 전제하는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등기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대법원은 “피고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소멸시효 중단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확정판결 이후 10년의 시효기간이 경과함으로써 당연히 소멸한다. 따라서 피고 명의 소유권이전등기에 부합하는 적법·유효한 실체관계가 존재하지 않고, 원고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며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고 있으므로, 피고 명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원인무효의 등기에 해당하여 말소되어야 한다”며 2심 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이 사건은 조합이 1심 확정판결 후 10년의 시효기간이 경과하기 전에 간단하게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재판상 청구 확인소송’ 절차만 밟았더라도 결론이 크게 달라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유사한 상황에 있다면 매도청구 후 장기간 방치하지 말고 사전에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바랍니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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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chu.kim@barun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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