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필로폰 20만명 투약량 6.15㎏ 압수
멕시코 초콜릿 봉지 안에 개별 포장된 필로폰 모습. /사진=서울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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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에 거점을 두고 대량의 필로폰을 국내에 밀반입한 마약 조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 위반 등 혐의로 스웨덴 국적의 운반책 A씨(62) 등 6명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캐나다 국적의 운반책 B씨(78)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나이지리아 국적의 마약 총책 C씨(57)에 대해선 인터폴 적색수배를 완료했다. 지난 9월 경찰청이 주최한 '국제 마약수사 컨퍼런스'에서도 나이지리아 마약단속청 당국자에게 C씨 검거를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나이지리아에서 해외 마약상들과 연계해 국내에 필로폰을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외국인 운반책 등으로부터 20만명이 동시 투약 가능한 시가 200억원 상당의 필로폰 6.1㎏을 압수해 국내 유통을 사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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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나이지리아 마약 총책 어떻게 검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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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지난 3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나이지리아 마약상이 국내에 필로폰을 유통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섰다.
수사팀은 지난 3월 멕시코에서 필로폰 3㎏를 받아 영국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입국 후 호텔에 숙박 중인 A씨를 긴급 체포했다. 또 필로폰을 건네받기 위해 위장거래 현장에 나온 나이지리아인 국내 유통책, 내국인 유통책 등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공범자의 휴대전화 포렌식, CCTV(폐쇄회로TV) 분석 등을 통해 지난해 12월 필로폰 2㎏를 밀수한 남아공 국적의 운반책을 특정해 지난 7월 국내 입국 시 검거했다.
지난 10월에는 필로폰 3㎏를 밀수한 캐나다 국적의 운반책도 검거했다. 이 과정에서 이 사건 배후에 있던 나이지리아 마약 총책의 신원도 특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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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조직적 마약 밀수… 통관 피하기 위해 교묘하게 마약류 은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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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결과 C씨는 나이지리아에서 해외 메신저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조직원, 국내외 마약상과 소통한 것으로 파악됐다. C씨는 조직원, 국내 마약상과 사진을 통해 마약 거래를 성사시키는 등 평소에도 국내 사정에 밝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검거한 3건의 필로폰 대마 밀수 사건도 C씨의 지시로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C씨를 포함한 나이지리아인 7명을 형법상 범죄집단 조직·가입·활동죄로 별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멕시코 초콜릿의 포장지를 벗겨 내용물을 같은 무게와 모양의 필로폰 덩어리로 교체한 후 다시 초콜릿처럼 개별 포장했다.
이들은 또 배낭의 등판 부분을 뜯어내고 그 안에 진공 포장된 필로폰을 넣어 다시 밀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배낭이 들어가는 여행용 캐리어에 마약견 탐지를 방해하기 위해 커피 가루를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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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의 외국인을 마약 운반책으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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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사범이 배낭 속에 숨겨둔 필로폰 모습. /사진=서울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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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을 통해 검거된 해외 운반책 3명은 모두 고령의 외국인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나이지리아 마약 조직은 온라인에서 만난 노인들에게 한국에서 대출이나 투자금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며 유인했다. 이후 국내 관계자에게 선물을 전달해달라고 제안하는 방식으로 마약류를 운반하게 했다.
스웨덴 국적의 운반책 A씨(62)는 복권 당첨금 수령을 목적으로, 캐나다 국적의 운반책 B씨(78)는 투자 대출을 받을 목적으로, 남아공 국적의 운반책 D씨(71)는 UN 후원금 관련 계약을 목적으로 국내에 입국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는 마약류가 은닉된 물건을 전달하는 일만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모르는 외국인이 이메일이나 해외 메신저를 통해 접촉하는 경우 예외 없이 중대 범죄와 관련이 있으므로 현혹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터폴 적색 수배한 나이지리아 국적의 해외 마약 총책에 대해서는 국가 정보원·나이지리아 마약청과 공조해 현지에서 검거 후 엄중하게 사법 처분을 받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마약 조직원들 조직도 모습. /사진=서울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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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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