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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초콜릿 깠더니 필로폰 덩어리…한국·멕시코·캐나다 넘나든 나이지리아 마약 조직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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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멕시코 초콜릿으로 포장된 필로폰 덩어리. 서울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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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 덩어리 등 마약류를 멕시코 초콜릿 포장지로 포장해 들여와 유통한 나이지리아 마약밀매 조직 총책 등 17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이 압수한 필로폰은 6.5㎏, 시가 200억원에 달하는 양이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나이지리아에 거점을 두고 멕시코·캐나다 등 해외 마약상과 연계해 국내에 대량의 필로폰을 밀반입한 혐의로 마약 총책 A씨(57) 등 17명을 입건하고 이 중 운반책 등 6명을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은 통관을 피하고자 교묘한 방식을 동원해 마약류를 국내로 들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시티에서 들여온 필로폰 약 3㎏는 시중에서 판매 중인 멕시코 초콜릿으로 위장된 채 반입됐다. 초콜릿과 같은 모양·크기의 필로폰 덩어리가 개별 포장된 채 발견됐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들여온 필로폰 3㎏는 진공으로 포장된 채 배낭 등판 부분에 숨겨져 있었다. 이들 일당은 배낭 등판을 뜯어내 필로폰을 숨긴 뒤, 배낭을 넣은 여행용 가방 곳곳에 커피 가루를 뿌려 마약견 탐지를 방해하는 수법을 썼다.

이들은 스웨덴·캐나다·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각국에서 유인한 고령 외국인들을 운반책(속칭 지게꾼)으로 썼다. 온라인에서 접촉한 고령층에게 ‘한국에서 대출·투자금을 받게 해주겠다’ ‘한국에 선물을 전달해달라’라며 마약류를 옮기게 했다. 스웨덴 국적 운반책 B씨(62)는 ‘복권 당첨금 수령’, 캐나다 국적 운반책 C씨(78)는 ‘투자 대출’, 남아공 국적 운반책 D씨(71)는 ‘유엔 후원금 관련 계약’을 이유로 한국에 입국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첩보 입수 후 이들 운반책을 차례로 검거하는 과정에서 나이지리아인 유통책 등을 붙잡았고 배후의 나이지리아 총책 A씨의 신원도 특정해냈다.

경찰은 나이지리아에서 해외 메신저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조직원·마약상을 연계한 총책 A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다. 경찰은 A씨가 지시한 것으로 확인된 과거 사건을 종합해 이들 일당에게 형법상 범죄집단 조직·가입·활동죄를 적용해 계속 수사하기로 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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