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용지 가격 담합' 3개 제지사에 과징금 305억…검찰 고발도

원자재 오르자 함께 제품가격 올려…수용 안하면 공급량 축소

관련 매출액 대비 7% 과징금…전주페이퍼는 검찰 고발

(자료사진) 2020.1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신문사에 공급하는 신문용지의 가격을 인상하고 공급량을 축소하는 등 담합을 한 3개 제지사에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전주페이퍼·대한제지·페이퍼코리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305억 3700만원이 부과했다고 21일 밝혔다.

사별 과징금은 전주페이퍼 148억 4600만원, 대한제지 98억 7500만원, 페이퍼코리아 58억 1600만원이다. 공정위는 추가로 사건의 가담 정도, 조사 협조 여부 등을 고려해 전주페이퍼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2023년 기준 국내 신문용지 공급시장 규모는 약 2870억 원이며, 사건 담합에 가담한 3개 사의 합계 점유율은 100%다. 각각 전주페이퍼 45.8%, 대한제지 34.2%, 페이퍼코리아 20%다.

공정위에 따르면 3개사는 2021년 6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신문용지 가격을 인상하고 공급량을 축소하기로 담합했다.

이들은 2020년 이후 신문용지 제조에 필요한 신문폐지 등 원자재 가격이 인상되자 제품가격을 함께 올리고 가격 인상을 수용하지 않는 신문사에는 공급량을 축소하기로 합의했다.

각사 영업담당자들은 신문사 주변에서 최소 9차례 이상 모임을 갖고, 텔레그램 대화,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수시로 연락했다.

약 1년 9개월 동안 이뤄진 담합을 통해 3개 사는 신문용지 1톤당 가격을 2021년 10월, 2022년 6월 각각 6만 원씩 인상했다. 이로 인해 3개사의 신문용지 1톤 평균 판매가는 기존보다 16% 인상됐다. 이 과정에서 가격인상을 수용하지 않은 3개 신문사에 대해서는 공급량을 축소하기도 했다.

황원철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이 회사들의 점유율이 100%이기 때문에 33개 신문사와 민수업체들에 가격 인상으로 인한 피해는 모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신문 발행에 필수적인 신문용지 가격 상승은 신문사들의 피해로 이어졌고, 이어 구독료 상승으로 신문을 구독하는 국민 피해로 이어졌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실제 신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2023년 종이신문 월평균 구독료는 21.5% 상승했다.

과징금 규모는 관련 매출액 대비 7%로 책정됐다. 황 국장은 "원가가 많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담합이라는 점과 가격 인상을 6만 원을 목표로 했으나 개별 신문사 협의 과정서 다른 금액으로 조정된 신문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협상력이 3사에 완전히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과거에 법 위반이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치수준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황 국장은 "이번 조치는 원재료 가격 상승을 빌미로 과점기업들인 신문용지 제조업체들이 자신들의 원가 부담을 담합이라는 위법한 방법으로 신문사와 국민들에게 전가한 행위를 엄정 제재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며 "법 위반이 반복되는 신문용지 제조업계의 고질적인 담합 관행이 근절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원가 상승을 이유로 한 과점기업들의 담합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 적발 시에는 엄정하게 조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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