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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이슈 선거와 투표

한동훈, 민주당 선거법 개정안에 "시스템 망가져도 이재명 구하겠다는 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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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국민의힘 지도부가 더불어민주당의 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에 대해 "사법 시스템을 망가뜨려서라도 이재명 대표를 구하겠다는 아부성 법안"(한동훈 대표)라고 맹공을 가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4일과 15일, 굉장히 기묘한 법률안이 민주당에서 발의됐다"며 "14일에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를 아예 삭제하는 내용의 믿어지지 않는 법안이 발의됐고, (이 대표 1심) 선고 당일인 15일에는 공직선거법상 특정한 범죄에 대해서는 벌금 100만 원이 선고되면 당선무효가 되고 피선거권을 박탈당하게 되는데 이 100만 원을 1000만 원으로 바꾸겠다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먼저 허위사실 공표죄 폐지 부분에 대해 "이게 법률이 되면 이 대표의 허위사실 유포죄, 징역형 집행유예가 난 그 범죄는 아예 면소 판결로 사라지게 되는 효과가 난다"며 "그게 이 법의 목적일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당선무효 기준을) 1000만 원으로 낮추겠다는 것은 (이 대표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될 거라는 걸 몰랐겠지만 고액 벌금이 선고될 수 있는데, 그 기준을 아예 낮춰서 이 대표의 피선거권 박탈을 막아보겠다는 아부성 법률"이라며 "더 재미있는 건 보통 이런 법률이 만들어지면 시행 시기를 상당히 멀리 떨어뜨려 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 법은 '공포 후 3개월 이후 시행'"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무슨 뜻이냐, 그 정도 내에서는 아무리 조희대 대법원장이 말한 '6·3·3' 강행규정을 지킨다 해도 대법원 판결이 나지 않는다"며 "이 역시 이 대표의 판결 결과를 민주당이 국회의 힘으로 바꿔보겠다는 발상"이라고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 정도 수준인 줄은 정말 몰랐다"고 비난했다.

한 대표는 대야(對野) 공세와 이른바 '투 트랙'으로 민생 문제 관련 메시지도 강조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당 차원의 민생경제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히며 "2024년도가 40여 일 남은 동안 저희가 했던 정책을 되돌아보고 부족했던 점을 집중적으로 실천해 보자. 주식시장, 신성장산업, 노동 약자 등 사회적 격차, 지역 격차 등 현실의 문제들을 민생경제특위에서 논의하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가상자산 투자자들을 겨냥해 "민주당이 가상자산 과세를 유예하겠다는 정부·여당의 방침에 반대하면서 '공제한도 조정을 하는 안을 밀어붙이겠다, 만약 국민의힘이 반대한다면 공제한도 조정도 하지 않고 원안대로 밀어붙이겠다'는 협박성 압박을 내놓았다"며 "800만 국민들, 그중 대다수는 청년인데 이미 가상자산 투자를 하고 있고 청년들의 자산형성 사다리로 활용되고 있다. 지금 '트럼프 랠리'가 이어지고 있는데 민주당에서 그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상자산에 대한 내년 1월 1일부터의 과세는 유예돼야 하고, 민주당처럼 한도만 조정해서 시행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며 "2년 유예를 관철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 친윤-친한, '이재명 때리기'엔 한목소리 냈지만…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에서는 친한·친윤 등 계파를 막론하고 민주당의 선거법 개정안 발의에 대해 한목소리 공세를 쏟아냈다.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은 한 대표의 말에 이어 "이재명 대표를 위한 꼼수 법안"이라며 "절대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이 야당 대표의 죄를 없애거나 형을 낮추기 위해 법을 개정하는 것은 명백한 입법권의 남용이고, 이 대표 본인이 이와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명백한 이해충돌"이라고 가세했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재명 대표가 살려고 하다 보니 별 생각을 다 하시겠지만, 선거법을 개정해서 어떻게 활로를 찾아볼까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그래서 선거법 위반 토론회에 '정치인들이 교도소 담장을 걷는다'라고 하면서 선거법 개정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교도소 담장을 걷는 분이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전날 국민의힘 김상욱·민주당 채현일 의원이 공동주최한 '선거운동 자유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토론회' 서면 축사에서 "'정치인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는 말이 있다. 정치와 돈의 긴장관계를 표현한 것"이라며 "현행 선거법은 선거운동을 지나치게 제약하기도 한다", "지나친 규제와 이현령비현령식 법 적용은 정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역기능도 갖고 있다"고 했다. 이 서면 축사는 지난 15일 판결 이전에 이미 토론회 주최측에 전달된 것이라고 민주당은 설명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거짓말을 하고 선거에 당선되는 분 이재명 대표 외에 잘 안 보인다", "대한민국 정치인들 법카로 제사상 보는 사람 별로 없다", "다른 사람 위증하라고 시키는 사람 별로 없다", "대장동·백현동 사건 등 범죄혐의가 드러나면 '단군 이래 최대 선정'이라고 주장하는 분도 잘 없다", "북한 방문해서 정치적 성과를 거둬보려고 조폭 출신 사업자한테 필요한 돈 주도록 하는 분 있겠나"라고 꼬집으며 "다 그렇게 막 살지 않는다"고 헀다.

다만 한목소리는 여기까지였다. 김 최고위원은 위 발언에 이어 바로 "그리고 우리 당 사정에 대해서 한 말씀 드리겠다"며 "우리 당이 지금 쇄신과 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당 운영도 객관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쇄신의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는다"고 한동훈 지도부를 겨냥했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당원게시판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털어낼 것이 있으면 빨리 털어내고, 해명할 것이 있으면 명명백백하게 해명하고 넘어가는 것이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다"며 "언제까지 이 사태를 이렇게 끌고 가서 되겠느냐"고 사실상 한 대표를 압박했다.

김 최고위원은 "적어도 이재명 대표 위증교사 사건 선고(오는 25일) 때까지는 이 문제를 일단락짓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야만 우리 당의 쇄신·변화 목소리도 국민들에게 진정성 있게 들릴 것"이라고 시한까지 제시했다.

총선 때 공천 문제로 탈당한 장예찬 전 최고위원 등 당 밖의 강성보수 성향 인사들이 앞장서 제기한 문제가 지도부 공개회의에서도 언급된 것이다. 장 전 최고위원은 이날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런 비열한 정치공작과 여론조작을 했는데 정치를 계속할 수 있을까"라며 "이게 확정되는 순간 정치생명을 고민해야지 대표직 따위가 문제가 아니다"라고 하는 등 한 대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장 전 최고위원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복잡한 조사, 수사 이전에 가족들에게 집에 가서 물어보면 끝나는 것 아니냐"며 "그리고 '본인이 했다더라' 아니면 '우리 가족은 결백하다' 말하면 되는데, 결백하다고 부인하기에는 증거가 너무 많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들 명의가 5개 이상 대거 동원됐는데 여기에 대해 '내가 가족들에게 확인해 봤다', '맞다, 아니다' 입장조차 밝히지 않는 건 정치인으로서 너무나 무책임하고 비겁한 침묵"이라고 비난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당에서 법적 조치를 예고한 바 있기에 위법이 있다면 수사가 되고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며 원론적으로 대응했다.

한 대표는 "이재명 대표 1심 선고 등 중요한 시기에 (당원게시판 문제를) 건건이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게 해서 다른 이슈를 덮거나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이해해 달라"며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당 대표로서 잘 판단하고 대응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가족 관련 사실관계를 묻는 질문에 "당원의 신분에 대해서는 당으로서도 법적 의무가 있다"며 "위법 부분이 아닌 문제라면 건건이 설명드리기 어렵다"고만 했다.

프레시안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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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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