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 사진. 평산책방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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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의 평산책방에서 고양이와 뽀뽀하는 사진이 화제다. 공교롭게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심 재판으로 위기에 몰린 시점과 맞물려서다.
문 전 대통령은 20일 저녁 페이스북에 “평산책방에는 사랑스럽고 다정한 다봉이가 있습니다”라며 반려묘와 함께있는 사진을 올렸다. 이어 ‘만복이’라는 고양이가 책방에 새로 찾아왔다며 “만복이는 다봉이를 좋아합니다. 다행히 다봉이도 만복이를 잘 품어줍니다”라고 썼다.
평산책방의 여유 있는 일상이 눈길을 끈 건, 민주당이 극도로 혼란한 상태여서다.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사건 1심에서 이 대표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은 후 당내 충격파는 가시지 않고 있다. 25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도 앞두고 있어 긴장된 분위기다.
한 친명 인사는 21일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은 뭐가 그리 한가롭나”라며 “대한민국 어른으로서 위기 상황에 코멘트 하나 없으니 서운하고 아쉽다”고 했다. 이에 한 친문 의원은 “단순한 일상 공유인데, 이 대표와 엮는 건 과잉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평산책방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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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통령이 그간 공교로운 시점에 메시지를 내왔던 점도 논란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문 전 대통령은 『이 지랄 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라는 책을 추천했는데, 이날은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를 공개해 야권이 대여공세에 불을 당긴 때였다.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가 있던 지난달 21일에는 『줬으면 그만이지』라는 책을 추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다음 날 등산하고, 감자를 심는 사진을 올려 이 대표 지지자들에게 항의를 받기도 했다.
당에서도 “잊히고 싶다고 하지 않았느냐”는 공개 비판이 나왔다. 김남국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님, 신선놀음 책 장사 그만하고 촛불의 선봉에 서서 국민의 방패가 되십시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시국에 에세이 독후감 소감을 SNS에 올리다니 너무 부적절하다, 정말 눈치 없고 생각 없는 페이스북 메시지는 제발 자제해달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가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 악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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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재판 이슈가 커질수록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사이가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이 대표가 받는 주요 재판들이 문 전 대통령 재임 시기에 시작돼서다. 대장동 개발비리의혹 사건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서울중앙지검이 전담수사팀을 구성하면서 수사가 본격화됐다.
한 친명 의원은 “이낙연 등 친문 후보들이 이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후보 경선 당시부터 의혹을 세게 제기했고, 문 전 대통령이 수사를 막지 않았다. 이 대표도 이를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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