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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말글로 본 역사] '아들벼' 재배선이 북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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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가을 바람에 벼이삭이 떨어지고, 들판에서는 움벼(★)가 돋아난다.

길손이 산신에게 제사지냈는지, 종이돈이 나무 울타리에 걸려있구나.

굶주린 까마귀 제사음식을 쪼니, 울음소리가 끊기다 이어졌다 한다.'-<過錦城(윤광계)> 『귤옥집(橘屋集)』에 실려 있는 윤광계(尹光啓, 1559~?)의 한시 '過錦城(과금성)'의 번역문이다.

금성은 지금의 전남 나주를 일컫는다.

윤광계는 해남윤씨의 문학적 토대를 닦은 인물로 평가받는다.

고산 윤선도(尹善道, 1587~1671)가 그 토양을 바탕으로 20여년 후 태어난다.

인용문의 움벼는 원문에는 '稻孫'(도손)으로 표현돼 있다.

직역하면 '아들벼' 쯤이 된다.

움벼는 수확한 조생종 벼의 그루터기에서 돋아난 새싹을 말한다.

예로부터 따듯한 남부 지방에서는 늦가을에 움벼 수확이 가능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달 19일자 <농민신문>에 '고온 현상으로 충주 엄정면 논에 움벼가 보리싹처럼 올라왔다'는 기사가 실렸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움벼 재배선이 계속 북상하고 있다.

순우리말 '움'이 접두어로 쓰이면 '새로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조혁연 대기자 말글로본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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