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사진으로 지인 얼굴 합성했다가…유튜버 징역형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촬영한 두꺼비.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다른 사람의 얼굴에 두꺼비 사진을 합성해 유포했다면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합성·편집 기술을 활용한 시각적 모욕도 언어를 통한 모욕적 표현만큼이나 끼치는 피해 정도가 크다는 취지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이아무개(52)씨에게 징역 1년2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모욕죄의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보험 관련 유튜브 방송을 하는 이씨는 지난 2020년 9월 유튜브를 통해 서로 갈등 관계에 있던 피해자 ㄱ씨 관련 영상을 올리면서 ㄱ씨 얼굴에 두꺼비를 합성해 모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앞서 몇달 동안 ㄱ씨를 두꺼비에 빗대 표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ㄱ씨 외에도 여러 피해자들을 상대로 명예훼손, 모욕, 업무방해 등 범행을 반복한 혐의도 받았다.

1심 법원은 이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다만 법원은 “다른 모욕적 표현 없이 단지 두꺼비 사진으로 ㄱ씨의 얼굴을 가린 것만으로는 모욕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이 부분은 무죄 판단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두꺼비 사진 합성’도 모욕죄가 성립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두꺼비 사진을 합성한 것은 비언어적·시각적 수단을 사용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전달한 것으로서 모욕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봤다. 또한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등 일반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라며 “모욕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씨에게 징역 1년2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맞는다고 봤다. 대법원은 “최근 영상 편집·합성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합성 사진 등을 이용한 모욕 범행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시각적 수단만을 사용한 모욕이라 하더라도 그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는 피해나 범행의 가벌성 정도는 언어적 수단을 사용한 경우와 비교해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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