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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스페이스X 대항 위해 재사용발사체 ‘팀코리아’ 성큼···항우연X기업 컨소시엄 유력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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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 재사용발사체 선행연구 사업 준비

KAI·현대로템·이노스페이스·페리지 협력 공감대

우주청 "민관 협력 개발 추진, 컨소시엄도 가능"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우주개발 역사상 ‘재사용’ 개념을 처음 도입해 적용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은 기존 발사체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꿨다. 팰컨9은 재사용 발사체 사용으로 우주로 가는 비용이 줄면서 정부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 우주개발 방식을 탈바꿈했다.

우리나라도 기존 발사체 시장의 ‘게임 체인저’ 기술인 재사용 발사체 개발을 추진한다. 연말 예산이 최종 확정된 이후 내년 초 우주항공청에서 재사용 발사체 관련 선행 사업 공고를 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들의 제안에 따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민간 기업을 더해 ‘팀 코리아’ 방식의 민관 협력 연합군을 만드는 방식을 유력한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우주개발 예산이 한정된데다 스페이스X와의 격차가 큰 만큼 재사용발사체 분야에서는 기존 사업과 달리 전 국가적인 협력이 불가피하다는데 정부와 기업 간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마치 한국이 국방이나 원자력 분야에서 기업 또는 연구소들이 힘을 모아 해외 수주를 해낸 것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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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장면.(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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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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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 재사용발사체 사업 시동


우주항공청은 내년 2월께 공고를 내고 ‘혁신형 재사용발사체 핵심기술 선행연구 사업’을 통해 메탄 추진제 기반 엔진을 개발할 기업 또는 컨소시엄을 선정한다. 최근 스페이스X의 메탄엔진 기반 스타십을 이른바 ‘젓가락팔(로봇팔)’로 회수한 만큼 누리호(액체엔진)와 다른 엔진을 개발할 기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우선 선행 사업으로 3년간 400억원을 지원해 ‘혁신형 재사용발사체 핵심기술 선행연구 사업’을 추진한다. 앞서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이 지난 9월 ‘개청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재사용발사체를 기반으로 지구 저궤도 수송비용을 현 스페이스X의 절반 수준인 kg당 1000달러 이하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뒤 사업이 첫 출발하는 셈이다.

다만 이번 사업은 누리호 반복발사나 차세대발사체 개발처럼 전체 발사체 사업을 묶어서 진행하지 않는다. 국가계약법령 등 관련 규정에 따라 계약이 진행돼 현재 차세대발사체 지식재산권(IP)을 놓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갈등을 겪어 온 만큼 앞으로의 사업은 국가연구개발혁신법에 따라 기업들이 일정부분의 분담금을 내고, 사업에 참여해 연구결과물에 대한 IP를 공동으로 갖는 방식을 채택할 계획이다.

선행사업을 통해 참여기업들을 선정, 이들 기업이 터보펌프, 연소기 등 메탄엔진 관련 핵심 기술들을 개발한다. 항우연은 이와 함께 엔진 시험 설비 구축 등 시험에 필요한 부분들을 지원하게 된다.

우주청은 개별 기업의 참여 또는 컨소시엄의 방식도 열어놓았지만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컨소시엄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우주청 관계자는 “기업들의 여러 요구가 있었지만 항우연과 기업(개별 또는 컨소시엄)으로 구성해 단계별 사업을 통해 공공 민간 파트너십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내년 예산을 쓴다는 점에서 예산안이 확정된 뒤 내년 2월께 사업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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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청이 내년초부터 재사용발사체 선행 사업을 추진한다.(사진=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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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등 발사체 기업 협력 시동

항공우주 업계에서는 향후 사업 공고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기업 협력을 논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은 이노스페이스(462350), 현대로템(064350),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재사용발사체 컨소시엄 구성에 뜻을 모으고, 컨소시엄을 통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우주청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기업간 업무협약을 맺어온 만큼 협력할 기반도 갖췄다.

김지홍 KAI 미래융합기술원장은 “경쟁도 좋지만 우리나라 현실정에서 기업들이 경쟁하는 방식은 무리가 있다”며 “재사용발사체로 스페이스X의 팰컨9이나 스타십과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 간 역할 분담을 통해 파이(산업 규모와 기술 등)를 키워나간뒤 일정 궤도에 올라간뒤 경쟁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으며, 우주청도 기업들이 자생력을 갖추도록 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기업들도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협력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는 분위기다. 1990년대부터 나로호까지 메탄엔진을 개발해왔던 현대로템은 내년 사업 참여에 대한 의지를 갖고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재사용발사체 관련 기술 개발을 해왔던 이노스페이스(462350)와 액체 메탄 엔진을 기반으로 우주발사체를 개발해 온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도 협력에 무게를 싣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국 실정에 맞는 재사용발사체 개발과 활용, 글로벌 시장 진출을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신동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스페이스X가 성공했다고 따라하는 게 아니라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 변화를 주고 시행착오도 겪어야 한다”며 “컨소시엄의 필요성에도 공감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어떤 규모의 재사용 발사체를 만들어서 어떠한 수요를 목표로 할지 정하는 부분도 시급히 답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경제성과 각 기업이 처한 실정을 더 고려해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도 “컨소시엄을 비롯해 재사용발사체 관련 다양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며 “컨소시엄을 하면 서로 잘하는 것을 위주로 취합해서 빠른 결과를 낼 수 있지만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는 단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장단점을 고민하고 있으며, 결국 경제성을 확보해 발사체로 서비스를 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KAI 중심 연합체 구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누리호 반복발사와 차세대 발사체 체계종합기업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재사용발사체 사업에 어떠한 방식으로 참여할지도 관심이다. 한화 측은 재사용발사체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도 당연히 재사용발사체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다만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공고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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