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랙티브(interactive)가 무슨 뜻일까요? 선뜻 답 못 하는 이들이 보입니다. 쌍방향, 양방향, 대화형 같은 말을 쓰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도 자주 보고 듣습니다. 국제 기준입니다. 어떤가요. 둘의 차이가 과연 있기는 있는 것일까요? 관광안내소나 행정관청에서 보는 브로슈어(brochure)도 안내서나 소책자 정도로 하면 어떨까요. 가이드라인(guideline)은 게다가 길기까지 합니다. 지침 또는 방침이라 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외국어의 오남용을 허세와 연결 짓기도 합니다. 젠체하느라 지나치게 섞거나 잘못 쓴다는 이야기일 테지요. 앎에 게으르거나 고쳐 알기를 거부하는 태도도 관련이 있겠습니다. 진리 탐구와 성찰하는 삶에 최대 난적입니다. 이희재는 『번역의 모험』에서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의 예를 듭니다. "1990년대에 등장한 말인데 처음에는 디스켓 같은 새로운 매체와 대비해 종이 같은 기존의 매체를 일컫는 말로 썼습니다. 그러다가 특히 2010년대에 들어와서는 기성 언론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기성 언론을 기존 언론이라고 해도 좋고 전통 언론이라고 해도 좋고 주류 언론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중략) 그런데 왜 뜬금없이 legacy media라는 말을 새로 퍼뜨릴까요"라고 작가는 묻습니다. 그리고 짚습니다. "기존 언론에 대한 불신이 워낙 심해지니까 일종의 물타기로 들고나온 말"(p.173)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 그런 시각과 관계없이 영어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미디어(매체 또는 언론)도 조금 그런데, 레거시(유산)라니요.
아직도 적절한 번역어를 모르겠는 저널리즘(journalism)을 다시 생각합니다. 이 단어는 라틴어로 일일보고, 일기, 일지를 뜻하는 diurna(발음 '디우르나') - 실제 철자는 조금 다릅니다. 영어로는 daily(매일/일일)를 뜻합니다. - 를 뿌리로 하는 명사라고 합니다. 국어사전은 "신문과 잡지를 통하여 대중에게 시사적인 정보와 의견을 제공하는 활동. 넓게는 라디오, 텔레비전 따위를 통하여 정보 및 오락을 제공하는 활동을 포함한다"고 풀이합니다. 기자들에게 널리 읽히는 책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은 저널리즘의 일차적 목적이 다음과 같다고 적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자유로울 수 있고 그들이 자치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있다"고 말입니다. 정확하고 진실된 정보 제공, 그것이 관건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이희재, 번역의 모험, 교양인, 2021
2. 저자 빌 코바치 톰 로젠스틸 역자 이재경,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 한국언론진흥재단, 2021
3. 문화부 발굴 행정분야 전문용어 표준화 고시 - https://www.mcst.go.kr/kor/s_data/ordinance/instruction/instructionView.jsp?pSeq=3103
4. 네이버 라틴어 사전 - https://dict.naver.com/lakodict/#/entry/lako/0b986a0b87e047efa18c29724cd3364f
5.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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