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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한국무역협회와의 민생경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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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 1심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은 뒤 '이재명 대안론'이 힘을 받을 것이란 관측들이 일각에서 나왔지만 정작 야권의 잠룡들은 잠잠한 모습이다.
아직 항소심이 남아있는데다 설령 이 대표가 차기 대선에 나서지 못한다 할지라도 이 대표의 당 장악력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또 이 대표의 중형이 확정될 경우 당이 400억원이 넘는 선거 보전 비용을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안을 자처하고 나서 사법부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줄 경우 자칫 '당의 역적'으로 몰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을 방문해 박정 예산결산위원장과 경기도 예산 관련 면담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를 대신할 대선 주자로 신 3김(김동연·김경수·김부겸)이라 불리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을 받고 "지금은 민생이 파탄날 지경이고 국정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며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이 국제사회에서 힘을 잃어가고 있는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신3김이나 플랜B, 이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라 생각한다. 국정을 전환하고 민생을 돌보는 데 다함께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질문에 대한 즉답은 피한 것이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 협약식'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질문에 "지금은 그런 것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11월 말 독일에서 연구활동을 마치고 올 연말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계획을 변경해 내년 초에 귀국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 전 지사 측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김경수 전 지사가 미국에서 초청을 받았으며 미국 대선 이후 현지 상황을 돌아보는 한편 미국에서 바라본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싶어하는 걸로 안다"며 "귀국 시기는 유동적으로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김부겸 전 총리도 최근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하는 등 강연과 언론 인터뷰는 하고 있지만 현실 정치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는 자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또 같은 혐의 재판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선고돼 형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1심에서 민주당의 예상보다 중형이 내려진 만큼 항소심에서 벌금 100만원 미만으로 감형이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들이 일각에선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서 원내대표를 지낸 한 인사는 더300과의 통화에서 "최소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2심 결과까지는 봐야할 것"이라며 "2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되고, (중형이 선고된)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히기 어려울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돼야 대안론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을까 말까하다"고 했다.
현재 당원들의 전폭적 지지를 얻고 있는데다 원내 세력을 장악한 이 대표와 각을 세울 경우 민주당 대선 주자로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300과의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이 초상집 분위기인데 이 상황에서 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서는 당의 지지를 얻기 힘들 것"이라며 "이 대표가 다음 대선에 나가지 못한다 하더라도 당내 입지를 무시할 수 없다. 민주당 내에서 경선을 통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는 규칙을 생각하면 앞으로 이 대표는 물론 이 대표를 따르고 있는 당원들의 마음을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1심 판결이 확정되면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보전 받은 선거비용 434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판결이 어떻게 확정되느냐가 이 대표 뿐 아니라 민주당 전체의 운명도 가를 수 있단 뜻이다. 만약 민주당의 대선 주자가 되고자 한다면 당과 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고 나홀로 튀는 행동을 해서는 당의 배신자로까지 몰릴 수 있는 상황이다.
우상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이 대표에 대한) 형이 확정되면 민주당은 폭삭 망하게 된다. 434억원을 어디서 만드나"라며 "(판결을 내린 판사가) 민주당에 무슨 감정이 있으신가. 이렇게 엄청난 판결을 해도 되는 건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이렇게 치명적인 형을 받았는데 이러면 아무도 못 움직인다. 당신 혼자 밥그릇 챙긴다고 뛰어다니냐, 제정신이냐란 이야기를 들을 것"이라며 "그럴 경우엔 손해가 크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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