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긴급주거지원…예산 17억원
입소율 58%…임대주택 지원은 42%
"졸속 진행된 탓…사업 연계 필요해"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강남역 인근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의대생 최모씨가 지난 5월14일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2024.05.14. ks@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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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스토킹 및 교제폭력 피해자의 신변 보호를 위해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여성가족부의 사업이 늘어난 예산과 달리 입소율은 절반을 간신히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5년도 여성가족위원회 예산안 분석에 따르면,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 긴급주거지원 사업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은 올해 대비 6700만원 증액된 17억300만원이 편성됐다.
여가부가 주관하는 해당 사업은 스토킹·교제폭력 피해자와 그 가족구성원을 대상으로 신변 안전을 위해 주거공간을 지원한다. 지난해 신설됐으며 원룸, 오피스텔 등 임시숙소를 활용하는 식이다.
그런데 올해 여가부의 상반기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입소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0개 시·도에 설치된 46개 호수 중 입소 호수는 27개로, 입소율은 58.6%로 집계됐다.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주거공간 3곳이 모두 찼지만 인천은 5곳 중 1곳에서만 피해자가 보호를 받고 있어 입소율이 20%에 그쳤다.
아울러 여가부의 또다른 주거지원 사업인 '임대주택 주거지원'의 경우 활용실적은 더욱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임대주택을 이용하는 사업이다.
부산, 대전, 강원, 전남, 경기 등에 설치된 21곳의 시설 중 9곳만 찬 상태로 입소율은 42.8%로 집계됐다.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임대주택 주거지원 사업에 배정된 내년도 정부 예산은 올해 대비 2억9400만원 줄어든 1억2900만원이다.
저조한 입소율과 달리 교제폭력 및 스토킹 피해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스토킹 신고는 2021년 1만4509건에서 2022년 2만9565건, 지난해에는 3만1824건까지 급증했다. 교제폭력도 마찬가지다. 2021년 5만7305건, 2022년 7만790건, 지난해 7만7150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이 공실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여가부는 올해 하반기 긴급주거시설을 전국 17개 시·도로 확대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미미한 입소율을 두고 "사업 초기라 홍보가 덜 된 것 같다"며 "경찰에서도 임시 숙소를 제공하는 지원 사업이 있어 피해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아직은 분석 가능한 통계가 잡히는 상황은 아니라 2년 정도 운영해보며 문제점을 찾아낼 것"이라고 했다.
짧은 입소 기간이 문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교제폭력, 스토킹 등 여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한국여성의전화의 송란희 대표는 "긴급주거지원이 한 달, 임대주택은 3개월에서 길면 6개월"이라며 "주거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여성폭력의 '복합성'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스토킹이나 교제폭력은 단독으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폭력, 성폭력 등과 함께 일어난다"며 "(교제폭력 등이) 최근 화제가 된 사안이라 장기적인 관점이 아닌 졸속으로 사업이 진행돼 다른 여성폭력 대응 기관들과 연계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민경 경찰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도 지난 9월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여성폭력방지포럼에서 "여성폭력 피해의 근본적인 원인은 학대, 협박, 강요, 침입, 위협"이라며 "한 가지 유형의 여성폭력을 경험한 경우 다른 유형의 폭력을 이전에도 경험했거나 향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경찰, 상담소 등 유관기관과 적극적인 협조 및 피해자 인계를 통해 주거지원의 활용률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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