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최저가점·경쟁률 고공행진
치열해진 경쟁에 청약통장 이탈 가속화
"강남권 외 지역선 청약통장 가치 여전"
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현장 [사진=이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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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1~10월 서울 분양 단지 25곳의 최저 가점 평균은 63점으로 지난해 53점보다 10점 올랐다. 아직 올해 청약 예정 단지가 남았지만 주택 시장이 뜨거웠던 2020년 58.4점, 2021년 62.6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기준 청약 가점은 84점 만점이다. △부양가족 수(35점) △무주택 기간(32점) △청약통장 가입기간(17점)을 더해 매긴다. 63점은 부양가족이 2명인 가구(15점)가 15년 이상 무주택기간을 유지하고(32점) 14년 이상 청약통장에 가입해야(16점) 서울 아파트 청약에 턱걸이로 당첨될 수 있다.
이러한 서울 청약 시장 훈풍은 주택 공급 감소 우려에 원자재·인건비 상승으로 재건축·재개발 예정 단지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면서 수요자 다수가 청약 시장에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부동산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10월까지 서울 1순위 청약에 51만여 명이 접수해 평균 청약경쟁률은 155.1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58대 1보다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매달 치솟는 분양가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청약 자체를 포기하는 수요자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는 2671만 9542명으로 9월 말(2679만 4240명) 대비 7만4698명 감소했다. 1년 전 2719만1096명과 비교하면 47만명 넘게 가입자가 줄었다.
지난 9월 국토교통부는 청약통장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지난 9월23일부터 주택청약종합저축(청약통장)의 금리를 기존 2.0~2.8%에서 2.3~3.1%로 0.3%포인트(p) 인상했다. 동시에 이달부터 청약 납입 인정금액을 기존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렸다.
다만 이러한 정부의 정책에도 전문가들은 청약통장 해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소득이 낮은 청년층에게 25만원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청약통장에 납입해 청약에 당첨될 확률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청약통장 해지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최근 분양 단지들은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분양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청약 단지들의 가성비가 떨어진 영향"이라면서 "청약보다 주택 매매가 더 낫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청약통장 해지가 늘었다"고 진단했다.
서울의 한 견본주택 방문객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효정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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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청약 자체를 포기하기에는 섣부르다고 제언했다. 올해 청약 경쟁률과 가점이 높아졌지만 해당 기간 강남권 단지 청약이 몰려 청약 평균 가점을 끌어올린 만큼 강남권 외 지역에서는 청약통장을 유지하는 것이 내 집 마련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분양 단지의 최저 가점 평균은 72점으로 서울 평균보다 9점 높았다. 8월 분양한 강남구 래미안 레벤투스가 65점으로 가장 낮았고 강남구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와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가 69점으로 서울 전체 평균을 끌어올렸다.
이에비해 그 외 지역 단지의 최저 가점 평균은 57점으로 비교적 당첨 문턱이 낮게 나타났다. 구로구 개봉루브루(28점), 은평구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36점), 마포구 '마포에피트어바닉'(38점), 강서구 '더트루엘마곡HQ'(40점) 순으로 가점이 낮았다. 서대문구 '서대문센트럴아이파크'(43점)와 성북구 '푸르지오라디우스파크'(60점) 등 수요자 선호가 높은 유명 브랜드 단지도 서울 평균보다 낮았다.
박 대표는 "내년 서울 최저 가점 평균은 강남권 청약이 많이 나오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면서도 "올해 분양한 서대문구 '경희궁 유보라'와 같이 청약 통장을 사용할 가치가 있는 단지들도 함께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내년 청약 시장은 뜨거웠던 올해보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금융당국 대출규제 등 여파로 다수 수요자가 관망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청약 시장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주택 시장이 얼어붙은 채 이러한 분위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면 청약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강남권과 공공택지, 3기 신도시 등 일부 지역에 수요가 몰리고 그 외 지역은 경쟁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청약경쟁이 격화하면서 부정당첨 사례가 늘어나자 국토교통부는 올 상반기 주택청약 실태를 점검, 총 127건의 교란행위를 적발하고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고 20일 밝혔다. 사실혼이면서도 한부모로 등록해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당첨된 사례부터 노부모 특별공급 당첨을 위해 다른 곳에 사는 부모를 거주지로 위장전입 시킨 사례 등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수현 기자(jwdo9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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