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美 프로레슬링 WWE 공동설립자
인종-성소수자 교육 폐지 나설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 시간) 교육부 장관에 인수위원회 공동 위원장인 린다 맥마흔(사진)을 지명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충성파 지지자이자 기부자로 꼽히며,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의 공동 설립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로도 유명하다. 또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첫 2년간 중소기업청장을 지냈다. 최근에는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의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며 트럼프 당선인을 지원해 왔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맥마흔은 당초 유력한 상무장관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 자리가 월가 억만장자인 하워드 러트닉에게 돌아가면서 교육장관에 지명됐다. WP는 “맥마흔이 2009년부터 2년간 코네티컷 교육위원회 위원으로 일하긴 했지만 교육 정책이나 실무 업적으로 알려진 사람은 아니라 우려를 낳고 있다”며 “본인이 정말 원했는지, 주요 이슈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없애야 할 최우선 부처로 교육부를 꼽고 “폐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교육부 폐지를 위해선 60명 이상의 연방 상원의원 동의가 필요해 이번 선거에서 53석을 확보한 공화당으로서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란 관측이 많다.
그러나 교육부가 초중고교 예산을 주관하는 만큼 정책 방향은 적잖게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 노예제의 역사와 인종차별 등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는 ‘비판적 인종 이론(CRT)’과 ‘성소수자 교육’ 등을 비판해 왔다. 또 “이런 학교엔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해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맥마흔은 교육부의 핵심 기능을 철저하게 해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 뒤 미 교육계에서는 학교 수업에 보수 기독교 교육을 접목시키는 것을 두고 ‘종교 교육’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텍사스에서는 200만 명이 넘는 관내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성경에 기반한 교육과정을 채택할 수 있게 하는 개편안이 예비 투표를 통과해 ‘학교가 종교를 주입한다’는 논란을 낳았다. 오클라호마주에선 최근 교육감이 교실에서 사용할 성경을 대량 구매하고 트럼프 당선인을 위해 기도하자는 홍보 영상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함께 시청하자고 요청해 논란이 됐다. 루이지애나주에서는 모든 교실에 십계명을 게시해야 한다는 새로운 주 명령에 대한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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