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온 택배 뜯자 '황당'…"알리·테무 약관 바꿔라"

<앵커>

알리나 테무 같은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물건을 샀다가 엉뚱한 물건이 왔다는 사람들 많죠. 그런데 약관 때문에, 문제가 있어도 환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잇따랐습니다. 공정위가, 알리나 테무에 이런 불공정 약관들을 바꾸게 했습니다.

임태우 기자입니다.

<기자>

김 모 씨는 최근 2만 원짜리 레이저 수평계를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배송된 포장지 안에는 엉뚱하게 샤워용 모자가 들어 있었습니다.

[김 모 씨/알리익스프레스 피해자 : 너무 황당했죠. 구매 후기, 그걸 보니까 사기 사례들이 많더라고요. 당한 사람들이 많이 나오더란 말입니다.]

주문과 다른 제품이 배송돼 환불을 요청해도 미온적인 경우도 많습니다.

[박 모 씨/알리익스프레스 피해자 : 분쟁팀이 접수해서 지금 해결해 주겠다고 하면서 시간만 지금 몇 주째 계속 끌고 있고….]

알리와 테무는 이런 소비자 피해에 대해 아무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약관을 적용해 왔습니다.

소비자 SNS 계정에 저장된 모든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고, 연락처 정보를 다른 사용자와 공유할 권한이 있다는 등의 조항도 있습니다.

사실상 무제한으로 소비자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었던 근거입니다.

그런데도 분쟁이 생기면 홍콩이나 싱가포르 법원에서만 다룬다는 약관도 있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알리와 테무의 불공정 약관 47개에 대해 시정 조치를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론 고의나 중과실이 있으면 알리와 테무가 책임을 져야 하고, 한국 법에 따라 손해배상도 해야 합니다.

수집하는 개인정보 항목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신용호/공정위 약관특수거래과장 :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알리, 테무 약관을 정상화함으로써 1,300만 명에 달하는 해외 직구 이용 국민의 권익을 선제적으로 보호하여….]

정부는 알리, 테무와 자율 협약을 맺은 지난 5월 이후, 약 2천 건의 위해제품 판매 페이지를 차단했다며, 해외직구 수요가 많은 연말, 소비자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VJ : 정한욱)

임태우 기자 eigh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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