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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하향 조정했다. 내수 회복세가 더딘 것은 물론 미국 도널드 트럼프 신정부 출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 불확실한 대외 환경이 향후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IMF는 "대외 여건보다 저출생·고령화가 더 큰 위험 요인"이라며 연금개혁·재정준칙 도입 등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20일 IMF 한국미션단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IMF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연례협의는 IMF가 매년 미션단을 파견해 회원국의 경제·금융 상황 전반을 점검하는 절차다. 한국미션단은 지난 7일부터 국내 경제 산업계를 두루 점검했다.
미션단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2%로 조정했다. 지난달 IMF가 보고서를 통해 전망한 수치보다 0.3%포인트 낮춘 것이다. 지난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성장률을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라훌 아난드 미션단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은 국내 수요 회복 약세로 일부 상쇄되나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2.2%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역대 최고 수준의 수출 실적에도 부진한 내수가 성장률을 끌어내렸다는 것이다.
아난드 단장은 "3분기부터 (내수가) 반등세를 보이고 2분기 대비 시설투자도 개선세"라며 "(기준금리 인하) 통화정책이 시장에 더 반영되고 물가가 낮아지면서 실질소득이 높아져 내수는 반등할 것"이라며 내수 회복을 예상했다.
그러나 아난드 단장은 "경제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며 위험은 하방 리스크가 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지닌 한국 앞에 불확실한 대외 환경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주요 상대국(교역국)들의 성장 둔화나 지정학적 긴장관계 고조, 중동 사태가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등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리스크' 관련 질문에는 "당연히 미국 선거 결과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아직 불확실성이 너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IMF는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산업부문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를 좁히고 연구개발(R&D) 분야에 정부 지출을 꾸준하게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수출시장 다변화뿐 아니라 제조업 위주 수출에서 서비스 수출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난드 단장은 "한국에는 디지털 인프라가 잘 구비돼 있고 고숙련 인력이 있어 하이엔드 서비스 수출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미션단은 저출생·고령화 문제도 수차례 지적했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경제활동 인구 감소, 급증하는 정부지출 등을 감안하면 이에 대응할 개혁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아난드 단장은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구조개혁이 필요한데 특히 대외 부문보다 저출생으로 인한 고령화 문제에 더 관심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출산율이 낮아져 노동 공급이 감소하는 것에 대응할 수 있는 개혁이 필요하다"며 "교육·주거비·출산의 기회비용을 낮추고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복지 수요 역시 확대되기 때문에 지출 증가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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