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 태양의 정원에서 열린 2024 서울시 일자리 박람회 '잡(JOB)다(多)'에서 구직자들이 현장 채용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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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가 1년 전보다 약 25만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나마 늘어난 일자리는 60세 이상 고령층이 견인했다. 20대 이하 청년층과 경제 허리인 40대 일자리는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하면서 고용의 질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2분기(5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1년 전보다 25만4000개 늘었다. 2022년 1분기(75만2000개) 이후 7개 분기 연속 감소했던 일자리 증가 폭은 올해 1분기 31만4000개로 전 분기(29만3000개) 대비 소폭 늘어났지만, 다시 2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2분기 21만1000개 늘어난 이후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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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부진에 고용 타격…20대 이하·40대 직격타
정근영 디자이너 |
인구 감소와 도소매·건설업 등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도소매 일자리는 1년 전보다 5000개 늘며 전 분기(1만5000개)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건설업 일자리는 3만1000개 줄며 3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하반기 경제 전망에서 내수 부진에 따른 건설업 위축 등으로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을 당초 20만명에서 18만명으로 내려 잡기도 했다.
그나마 일자리 증가세를 견인한 건 보건·사회복지(13만개) 분야였다. 관련 일자리는 고령화로 돌봄 수요가 늘면서 통계 작성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자리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에선 2만8000개 증가했다. 선박 및 보트 건조업에서 1만개, 자동차 신품 부품에서 5000개가 늘었다. 다만 제조업도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 일자리가 13만4000개 줄면서 2017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40대도 5만6000개 줄면서 역대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김지은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두 연령대 모두 인구 감소 영향이 있는 데다 20대 이하는 카페·음식점(도소매업)에, 40대는 건설업에 종사하는 비중이 높은데 두 업계 사정이 좋지 않은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60대 이상(26만1000개)·50대(12만4000개)·30대(5만9000개)에선 일자리 수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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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훈풍?…내부 들여다보니
청년 일자리는 줄고 고령층 일자리는 늘어나는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고용의 질이 하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구에 영향을 받는 취업자 수 증가 폭을 뺀 다른 고용지표는 훈풍이다. 9월 고용률은 69.9%로 역대 최고, 실업률은 2.1%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이에 대해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60대 일자리는 정부가 만든 단기 일자리라 지속가능한 일자리라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석 교수는 “20대가 노동시장에 진출해 경험을 쌓아야지 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는데 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결국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 허리 격인 40대의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도 “40대는 경제 생산성이 높고, 다른 연령대를 부양하는 계층이기도 하다. 만약 이들이 실직으로 커리어가 단절되면 한국 경제에 상당한 불안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건설업과 자영업, 청년 등 고용 취약 계층의 어려움이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민간 부문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현장 대기 프로젝트’ 가동 지원 등 3차 투자 활성화 대책을 연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현장 대기 프로젝트'는 기업 투자가 제반 시설 부족이나 규제 등의 이유로 지연되고 있는 사업을 의미한다. 이 외에 공공 공사비 현실화와 미취업 청년 지원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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