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원자력환경공단 추진, 부지유치 공모에 태백시 단독 지원
'지하 500m' 지질 등 부지 타당성 조사 착수… 주민 수용성 평가 등 거쳐 내달 최종 확정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지하 연구시설(URL)이 강원도 태백시에 들어설 전망이다. 해당 시설은 방폐물 처분시설과 유사한 환경에서 처분 기술 실험을 위한 순수 연구시설이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에 따르면, 고준위 방폐물 지하연구시설 부지유치 공모에 태백시가 유일하게 지원, '공단 부지선정평가위원회'가 해당 부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부지 현장조사에서는 시설이 들어설 지하 약 500m 주변 암종 적합성 등 8개 항목을 평가한다. 조사에서 화강암이나 퇴적암 등 결정질암 구조가 확인돼야 한다. 이후 시·도의회 동의와 주민 동의 등 수용성 평가 등 절차를 거쳐 12월 셋째 주께 최종 부지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부지 타당성 조사와 주민 수용성 평가에서 문제가 없을 경우 최종 연구시설 부지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태백시가 최종 부지로 선정되면 국내 첫 고준위 방폐물 지하연구시설이 생긴다. 현재까지 미국, 독일, 스웨덴, 스위스,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일본 등 8개국이 방폐물 지하연구시설을 운영 중이거나 운영했다.
지하연구시설 구축은 2026년 시작해 2032년 준공이 목표다. 운영기간은 일부 시설이 들어선 이후인 2030년부터 약 20년간이다. 총 사업비는 기술개발투자비를 제외하고 약 5138억원이 투입된다. 연구시설에서는 국내 고유의 암반특성과 한국형 방폐물 처분시스템 성능 등을 실험·연구하게 된다. 운영 과정에서 사용후핵연료와 방사성폐기물 등은 전혀 반입되지 않는다.
특히 방폐물 처분을 위해 개발한 용기가 고압 등 유사 조건에서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는 지 등 안전성 실험이 이뤄진다. 지하연구시설에서 개발된 기술은 향후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고준위법)' 제정 이후 추진할 고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 건설 및 운영 과정에서 활용된다. 아울러 관련 전문인력 양성 등이 이뤄지고 일반 국민들이 고준위 방폐장과 유사한 환경을 체험하는 시설로도 활용된다. 지역 일자리 창출 등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당초 부지 유치 공모에는 광역지자체 7곳, 기초지자체 10곳이 관심을 보였으나 주민 수용성 문제로 지원이 무산됐다. 해당 시설이 향후 건설되는 방폐물 처리장과 같은 조건을 갖추다보니, 향후 방폐물 처리시설 부지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태백시의 경우 올해 1월 장성 광업소가 폐쇄되는 등 침체된 지역경제 활로 모색을 위해 부지 유치에 적극 나섰다. 태백시는 지난 7월 연구시설 유치의향서를 제출하고 공단과 함께 주민설명회를 열어 안전성과 지역 일자리 창출 등을 알리는데 집중했다. 공단 관계자는 "찬성 여론이 높아 주민 수용성 문제는 없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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