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WoS-L 패키징 문제로 지목…비용절감 되나 난이도↑
HBM3E 수요 쏠림 가능성…HBM4 개발 일정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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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배태용 기자]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블랙웰(BackWell) 시리즈 출시가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메모리 업계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블랙웰 이후 계획된 GPU 루빈(Rubin) 등 전체 로드맵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메모리 기업으로선 단기 수익성 부터 기술 개발 로드맵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그래픽처리 장치) 블랙웰이 72개 탑재된 서버에서 과열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버를 적재하는 선반인 랙에 연결하는 과정에서 온도가 지나치게 상승해 성능 저하와 부품 손상 가능성이 제기된 것.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엔비디아가 이 문제를 아직 고객사에 공지하지 않았지만, 서버 랙 제조업체들은 최악의 경우 내년 6월 말에나 제품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는 서버 랙 설계를 여러 차례 재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GPU 블랙웰을 당초 올해 2분기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생산 과정에서 결함이 발견되면서 출시 일정이 4분기로 연기된 바 있다. 여기에 이번 과열 문제가 겹치면서 출시가 추가로 지연된다면, 시장 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블랙웰 시리즈의 발열 문제는 패키징 기술의 한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 "블랙웰 출시가 지연되는 배경으로 TSMC의 CoWoS-L 패키징 기술 난이도가 지목되고 있다"고 밝혔다.
TSMC가 사용하는 CoWoS-L은 2.5D 패키징 기술 라인업 중 하나다. 기존이 주로 사용되던 CoWoS-S는 실리콘 인터포저를 활용해 HBM과 GPU를 기판에 연결하는 방식이지만, CoWoS-L은 RDL(재배선층)을 기반으로 로컬 실리콘 인터포저를 연결 단자로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한 혁신적 기술이지만, 높은 기술적 난이도로 인해 TSMC조차 안정적 대량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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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가능성에 메모리 업계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블랙웰 시리즈는 HBM3E의 주요 수요처로 꼽히는 만큼 출시 일정의 변화는 메모리 제조사들의 공급망과 수익성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수요 불균형 문제다. 블랙웰 출시가 지연되면서 예상됐던 수요가 출시 이후 특정 시점에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수요가 밀리는 것을 넘어, 메모리 제조사들이 예측하지 못한 공급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HBM3E는 AI와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중요한 제품인 만큼, 출시 지연으로 인해 초기 생산량이 축적됐다가 단기간에 출하가 몰릴 경우, 생산라인 가동 계획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 집중 현상은 단순한 운영 차원의 문제를 넘어 시장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갑작스럽게 폭발하는 수요는 메모리 제조사들이 안정적으로 고객사에 대응하기 어렵게 만들고, 이는 경쟁사와의 시장 점유율 싸움에서 불리한 조건을 형성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블랙웰 출시 연기는 HBM4와 같은 차세대 기술 개발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기존 HBM3E 기반의 설계가 더 오랜 기간 사용될 경우, 메모리 제조사들의 HBM4 전환 투자와 생산 일정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 블랙웰 출시 연기로 HBM3E 수요가 예상치 못한 시점에 몰리게 되면, 공급망 운영과 기술 개발 일정 모두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특히, HBM4와 같은 차세대 제품 준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메모리 업계가 엔비디아와 AMD, 인텔 등 주요 고객사의 변화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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