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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일본에 관대한 尹?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대가인 추도식, 진정성 논란에도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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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조선인 강제 노역이 이뤄졌던 사도(佐渡)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 정부가 일본으로부터 받아낸 성과라고 이야기했던 노동자에 대한 추도식이 오는 24일 개최될 예정이다.

그런데 추도식에 참석하는 일본 중앙정부 당국자 및 추도사 내용이 결정되지 않았고 유족의 추도식 참석 비용도 한국 정부가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측이 강제동원된 조선인 노동자를 추모하려는 진정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외교부는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실행위원회는 사도광산 추도식을 11.24.(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에 위치한 아이카와 개발종합센터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일본 실행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금번 추도식에는 실행위원회 관계자, 민간단체, 지자체 관계자, 일본 중앙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 유가족과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번 사도광산 추도식은 지난 7월 일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관련 한일 합의의 결과로 개최되는 것으로 일본 정부 관계자도 참석하는 가운데 한국인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추모의 뜻을 표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설명처럼 사도광산 강제동원 노동자들을 위한 추도식은 지난 7월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등재 당시 한국 정부가 등재에 반대하지 않는 대신 일본 정부로부터 얻어낸 성과였다.

당시 외교부는 등재 관련 한일 협상 결과 발표에서 "사도광산 노동자들을 위한 추도식이 올해부터 매년 7∼8월께 사도 현지에서 개최된다"며 "그동안 일본의 민간단체 차원 추도식은 종종 있었으나, 이번에 일본이 약속한 추도식은 일본 정부 관계자도 참가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본이 어느 정도 수준의 중앙정부 당국자를 보낼지를 두고 아직도 양측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정부 대표는 일본 중앙정부에서 오시는 인사의 수준을 보면서 결정하고자 한다"며 누가 참석할지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처음하는 추도식이다 보니 (일본 측에) 진정성 있는 추도식 되도록 해달라 요청했고, 중앙정부 차원에서 고위급 인사 참석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며 "그런 와중에 일본 국내 사정도 있고 해서 확정이 안되고 있는 상황인데, 며칠 안 남았으니까 조만간 확정될 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요구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일본에서 정무관급 이상의 고위당국자가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무관은 부대신인 차관보다는 낮은 차관보급의 고위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일본 측 참석자의 급이 낮아지는 등의 변동을 예상하지는 않고 현재 요구한 수준에서 누가 오는지의 확정 단계만 남았다고 이해해도 되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일본에 고위 당국자 참석을) 요청하고 있다. 확정이 빨리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이번에 참석하게 될 당국자가 이후에도 계속 참석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매년 추도식을 어떻게 할지는 계속 협의해 나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 사도광산에서 강제동원돼 노역했던 조선인 노동자들에 대한 설명이 전시된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의 정면(왼쪽) 및 시설 외관.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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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의 추도사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추도식의 공식 명칭이 '사도광산 추도식'으로 정해지면서 사도광산에서 강제동원됐거나 일했던 모든 노동자들을 위한 추도식으로 그 성격이 규정됐는데, 조선인 노동자들을 특별히 언급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그런 부분은 일본 측과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는 일본 측에 한일 간 합의했던 모든 한국인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를 추도하는 추도식, 진정성을 보여주는 추도식이 되도록 계속 요청해 왔다"며 "그런 추도식이 되도록 노력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사 제목에 '조선인 노동자'라는 명칭을 붙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노동자, 희생하신 분들에 대한 표현이 들어가야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당국자는 "그런 추도식의 의미가 반영될 수 있도록 협의해 왔고, 마지막까지 추도식 행사를 잘 진행하려고 노력 중에 있다"는 원론적 답을 내놨다.

행사의 식순 역시 여전히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참가하는 유족이 행사에서 발언할 수 있는 기회 등이 마련되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세부 협의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유족분들이 추도식에서 의미를 느끼실 수 있도록 일본 측과 협의하고 있다. 식순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는데, 묵념, 추도사, 헌화 등이 있는 걸로 안다"고 답했다.

행사에 참여하는 유가족의 항공편 등 비용도 일본 측이 아닌 한국 정부가 부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당국자는 "정부가 (행사에) 유가족 분들을 모시고 가는 것"이라며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서 매년 추모 순례행사를 하는데 그 기준을 보고 유사하게 맞춰서 저희가 지원해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나마도 원하는 유가족들이 참석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 당국자는 "추도식 장소가 실내이기 때문에 수용 인원 제한도 있고, 여권 발급 등 행정적인 사안들도 있어서 올해 못 가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행사장은 약 100명 정도 수용이 가능한데, 외교부는 현재까지 20여 명의 유가족에게 연락을 했고 이 중 11명이 참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생존자가 1명 있는데 나이가 많아 참석하지 못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도식을 나흘 앞두고 참석 인사도, 추도사도 정해지지 않았고 식순도 명확하지 않으며 유가족의 참석 비용도 한국 정부가 부담하게 하는 일본 측의 행태에 진정성이 있다고 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준비가 계속 되고 있는 상황이라 지금 상황에서 평가하거나 판단하긴 이른 것 같다"는 답을 내놨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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