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경기도 용인시 원삼면 일대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 산업 지원 방안을 주제로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에서 '금융,인프라, R&D(연구·개발)는 물론, 중소·중견기업 지원까지 아우르는 26조 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차질이 없도록 전기,용수,도로 등 인프라를 정부와 공공부문이 책임지고 빠른 속도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4.05.23. jtk@newsis.com /사진=김종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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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전력수요 증가에 비해 송전망 확충 속도가 느려 전력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송전망 구축이 늦어지면 현재 건설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운용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20일 '산업계 전력수요 대응을 위한 전력공급 최적화 방안' 보고서에서 "최근 20년 동안 전력수요는 98% 증가했지만 송전설비(회선길이)는 26% 증가에 그쳤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대 전력수요는 2003년(47GW) 대비 2023년(94GW) 98% 늘었다. 이에 맞춰 발전설비 용량도 154% 증가(56→143GW)했다. 반면 송전설비(회선길이)는 같은 기간 26%(2만8260→3만5596 서킷킬로미터) 증가에 그쳤다.
대한상의 SGI는 "중앙집중형 전력공급 시스템에선 발전설비 용량과 전력수요가 늘면 송전설비도 비례해 늘어나야 한다"며 "최근 송전망 건설사업이 잇따라 지연돼 늘어난 전력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송전망 건설사업은 계획 대비 평균 5~6년 이상 지연된 것으로 분석했다. 일례로 동해안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동해안-신가평 HVDC(초고압직류송전) 선로 준공은 계획보다 66개월 늦어졌다. 서해안 발전소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는 150개월 지연됐다. 지연 사유로 △주민의 송전설비 입지 선정 반대 △사업 인허가 시 관계기관 의견회신 지연 △지자체 시공 인허가 비협조 등이 꼽힌다.
송전망 구축 지연으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전력공급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구축이 마무리되는 2050년 10GW 이상 전력수요가 예상된다. 이는 현재 수도권 전력수요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박경원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기존 수도권 전기 소비자에게 전기를 공급하는 가운데 추가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해야 한다는 점에서 제때 송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송전망 건설 지연이 이 같은 수요처 전력공급 제약 외에도 △발전사업 성장 저해 △전력 생산비용 증가 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 SGI는 전력망 적기 구축을 위한 법·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국회에 발의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안'이 통과되면 전력망 확충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까지 발의된 법안은 공통으로 △국무총리 소속 국가기간전력망확충위원회 설치 △사업 관련 인허가 절차 개선 △사업구역 주민과 사업 시행자에 대한 특별 지원 강화 등을 담고 있다.
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은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력공급은 첨단산업을 포함한 산업계 경쟁력 확보에 필수"라며 "핵심 전력망 적기 구축을 위해 현행 건설 체계 한계를 극복할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의 신속한 제정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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