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연설을 듣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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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내정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일하는 방식을 두 단어로 표현하자면 ‘광란’과 ‘광분’이다. 광란은 그의 평전을 집필한 월터 아이작슨이 쓴 표현이며, 광분은 머스크가 테슬라에 영입한 절친한 친구 시본 질리스가 머스크 앞에서 울면서 했던 말이다. 실제로 머스크는 종종 직원들에게 달성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부여하고, 주7일 뼈를 갈아 일하도록 광적으로 몰아붙인다.
정부효율부에 공무원들을 모아놓고 일하면 그의 이런 업무 스타일이 통할까. 불가능할 것이다. 로켓 발사체 기업 스페이스X에서는 그가 새벽 1시에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갑자기 텍사스 사업장에 모여 밤낮으로 일하라고 하면, 직원들이 따랐다. 그가 새벽 2시 반에 테슬라의 페어먼트 공장을 돌아다니면서 “왜 저기에 볼트가 4개가 필요한가. 2개로 줄여보라”며 깨알지시로 비용 절감을 압박해도 직원들은 수용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공무원을 다그치면 버텨낼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바야흐로 새로운 실험이 시작될 것 같다.
물론, 민간 기업 직원들도 그 같은 광란과 광분을 따라가기는 어렵다. 머스크의 비전에 공감하며 충성하는 직원들이나 가능할 것이다.
머스크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머스크가 정부효율부에서 일할 인재를 찾는다며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구인 공고가 그 증거다. 그는 “주당 80시간 이상 일할 의향이 있고 IQ가 높은 혁명가들이 필요하다”면서 “보상은 제로(O)일 것”이라고 했다. 무보수로 뼈를 갈아 일하라는 뜻이다. 연방정부 예산을 3분의 1이나 줄이고 규제를 혁파하겠다는 머스크의 비전에 충성하는 사람만이 지원할 듯싶다.
머스크는 그 기준을 충족하지 않은 이들은 과감하게 해고할 가능성이 높다. 2022년 트위터 인수 직후 직원의 75%를 해고했는데, 업무 성과가 낮은 직원뿐 아니라 자신에게 충성하지 않는 직원 역시 내보냈다. 이러한 그의 파격적인 업무 방식이 정부에서도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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