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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워드 러트닉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상무부 장관에 지명한 하워드 러트닉(63)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에 기여한 월가 억만장자입니다.
트럼프 당선인 정권 인수팀의 공동위원장인 러트닉은 투자회사 캔터 피츠제럴드의 최고경영자로 미국 국채 거래 중개로 부를 쌓았습니다.
미국에서 캔터 피츠제럴드는 2001년 9월 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 테러로 괴멸적인 피해를 본 기업으로 기억됩니다.
이 회사는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타워 중 북쪽 건물 101∼105층에 본사를 두고 있었는데 테러리스트가 납치한 여객기가 아래층들을 들이받는 바람에 당시 사무실에 있던 직원 중 한 명도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뉴욕 사무소 전체 직원의 70%에 해당하는 658명이 사망했고, 희생자에는 러트닉의 동생도 포함됐습니다.
당시 테러로 뉴욕에서 2천753명이 숨졌는데 거의 4분의 1이 이 회사 직원이었습니다.
러트닉은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느라 밖에 있었던 덕분에 참사를 피했습니다.
그가 직원을 잃은 슬픔에 흐느끼는 모습이 전국에 방영되면서 주목받았지만, 테러 4일 만에 아직 사망자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실종 직원에 대한 급여 지급을 중단해 매정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신 그는 구호재단을 설립해 모은 돈과 자기 재산으로 9·11 희생자 유족에 1억 8천만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캔터 피츠제럴드는 전자거래 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에 직원을 많이 잃었는데도 업무를 금방 재개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러트닉은 회사 재건에 집중했고, 9·11 당시 2천 명 수준이었던 직원은 1만 3천 명으로 늘었습니다.
러트닉은 금융 중개·기술 기업인 BGC그룹과 부동산 중개업체 뉴마크그룹의 회장도 맡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트닉은 트럼프 당선인과 수십 년간 알고 지냈으며, 뉴욕에서 열린 각종 행사에서 마주치면서 친해졌습니다.
공화당원으로 등록한 러트닉은 공화, 민주 양쪽을 후원해왔지만, 최근 몇 년 트럼프 당선인과 가까워졌고, 가끔 골프도 같이 쳤습니다.
그는 2020년 대선 때 트럼프를 위해 모금했으며, 트럼프 당선인이 약 1년 전 러트닉에 전화해 재선을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러트닉은 지난 2년간 트럼프 당선인의 정치자금 모금 단체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또 뉴욕주 자택에서 모금행사를 주최해 1천500만 달러를 거둬들이는 등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위해 기부하거나 모금한 금액이 7천500만 달러를 넘습니다.
트럼프의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에 출연한 적도 있습니다.
러트닉은 관세에 부정적인 월가 금융 재벌들을 상대로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공약을 열렬히 옹호해 왔습니다.
관세는 다른 나라와 무역 협상을 하기 위한 협상수단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9월 16일 CNBC 인터뷰에서 관세는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한 "협상카드"라면서 미국에서 만들지 않는 제품에는 관세를 부과해 가격을 올리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러트닉은 1961년 뉴욕주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고등학생일 때 어머니를,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아버지를 잃어 일찍이 자립해야 했던 그는 대학을 졸업한 1983년 캔터 피츠제럴드에 입사했고 고속 승진해 1991년 최고경영자가 됐습니다.
자신의 멘토였던 캔터 피츠제럴드 창립자가 임종을 앞둔 상태에서 회사 지배력을 두고 창립자 가족과 권력 다툼을 하는 등 인정사정없는 경쟁자라는 평판도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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