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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윤 대통령, 헌정질서 파괴" 중앙대 교수 169명 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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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이후 처음 보는 민주주의 퇴행"
대통령 사과 및 임기 단축 개헌 등 요구
고려·한양·경희대 등도 참여… 전국 확산
한국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공군기지에서 귀국하며 공군 1호기 올라 인사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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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교수 169명이 "1987년 민주화 이후 어떤 정권에서도 볼 수 없었던 민주주의의 퇴행이 일어났다"며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헌정질서 파괴에 대해 사과하고, 임기 단축 개헌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중앙대 교수들은 19일 발표한 선언문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권은 취임 이후 헌법이 보장하는 삼권분립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것을 비롯해, 국회가 의결한 법안들을 무차별적으로 거부하며 입법권을 무력화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검찰권을 남용함으로써 사법 질서가 어지럽혀지고, 공정한 수사를 한 수사관들이 좌천되거나 기소당하는 기막힌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건희 여사 문제도 심각하다고 봤다. 교수들은 "대통령 배우자와 측근들에 의한 국정 개입이 도를 넘어섰다"면서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국정농단이 단순한 비리나 부패를 넘어, 국기를 흔드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비선 실세들의 국정 개입은 이제 일상이 됐다"고 진단했다.

민생 경제의 경우 파탄이 났다고 평가했다. 교수들은 "내년 국가채무가 1,22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도 정부는 법인세와 상속세, 종합부동산세 인하 등 '부자 감세'로 일관하며 재벌과 기득권 세력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수도권과 지방 곳곳에서 폐업한 점포들이 속출하는데도 정부의 실질적 대책은 나오지 않고, 서민을 위한 복지 예산만 삭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인한 의료대란 △편향적인 일본 외교정책 △공영방송에 대한 장악 시도 등을 윤석열 정부의 실정으로 규정했다.
한국일보

서울 흑석동 중앙대 캠퍼스 전경. 중앙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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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들은 윤 대통령에게 6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헌정질서 파괴에 대한 사과 및 임기 단축 개헌 등 국민이 납득할 만한 조치 △권력형 비리 척결을 위한 김건희 특검법, 채 상병 특검법 등의 즉각 수용 △서민경제와 민생 회복을 위한 비상대책 시행 및 '부자 감세' 정책 전면 재검토 등이었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판하는 대학 교수 시국선언은 전국적으로 확산 중이다. 중앙대를 비롯해 최근 고려대와 한양대, 경희대, 한국외대, 숙명여대, 충남대, 전남대, 경북대 등이 참여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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