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고등법원 "2021년 입법부 선거 야권 경선은 정부 파괴하려는 음모의 일부"
홍콩 민주운동가 조슈아 웡이 현지 구금시설에서 이송되는 모습./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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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으로 예정됐던 홍콩 입법회 선거에 앞서 야권 경선을 실시했다가 국가 전복 시도 혐의로 기소된 조슈아 웡에 대해 홍콩 법원이 징역 4년 8개월을 선고했다.
1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홍콩고등법원은 이날 웡에 대해 이같이 판결했다.
웡을 비롯한 피고인 47명은 2020년 홍콩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야권 후보 선출을 위한 예비 선거를 진행했다. 홍콩 검찰은 이 선거를 정권 전복을 위한 음모로 판단, 그해 시행된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이듬해 이들을 기소했다. 피고인 47명은 '홍콩 47'로 불린다.
웡은 2014년 우산 혁명 때부터 홍콩 민주화 시위를 이끌었다. 2019년에는 홍콩 소재 범죄 혐의자들을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게 하는 범죄인 인도법에 반발해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때도 현지 경찰은 웡을 주도자로 지목했다.
홍콩 입법부 선거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1년 뒤인 2021년 12월에 치러졌다. 중국이 후보자들을 검증할 수 있게 하는 선거제도 개편 논란 속에 선거율은 역대 최하를 기록했고, 결과는 친중국파 정당의 대승이었다. 웡은 자체 실시한 야권 경선에서 승리했으나 홍콩 선거당국의 출마 불허로 선거에 나서지 못했다.
재판부는 웡 등이 조직한 예비선거에 대해 "의회를 치명적 무기로 바꿔 당국이 시위대 요구에 응하도록 강제하려 했다"며 "헌법적 위기를 조성해 정부를 약화, 파괴, 또는 전복하려는 더 큰 음모의 일부"라고 판결했다.
이 외에 야권 예비선거를 기획하고 법률 지원을 제공한 베니 타이 전 홍콩대학 법학교수는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언론인 출신 클라우디아 모 전 국회의원에겐 징역 5년 2개월이 선고됐다.
이날 비가 내렸지만 홍콩법원 앞에는 웡을 지지하는 인파 수백 명이 몰렸다. 한 지지자는 "대중의 지지가 여전하다는 것을 (웡 등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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