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관리법 위반 세번째 기소 사건
야구 국가대표 출신 오재원. 연합뉴스 |
검찰이 수면제를 대리 처방한 혐의로 기소된 국가대표 출신의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39)씨에게 1심에서 징역 4년을 구형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오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오씨의 변호인은 이날 “혐의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오씨에게 “같은 입장인가”라고 물었고, 오씨는 “맞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날 오씨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2365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오씨의 1심 선고기일을 오는 12월 12일로 정했다.
오씨는 2021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86회에 걸쳐 전현직 야구선수 등 14명에게 의료용 마약류인 스틸녹스와 자낙스 2365정을 처방받게 한 뒤 전달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야구계 선배의 지위를 이용해 20대 초중반의 어린 후배나 1∼2군을 오가는 선수 등에게 수면제를 처방받아 달라고 요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후배들에게 욕설과 협박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씨의 부탁을 들어준 후배들은 자신들 명의로 수면제를 처방받아 그에게 건넨 혐의로 벌금 300만원의 약식 명령,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오씨 측 변호인은 이날 최종변론에서 “(오씨가) 범행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재범 방지를 다짐하고 있다”며 “활동 기간 중에 정신적으로 피폐했으나 주변에 알리지 못하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못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씨가 응급시에 자신이 투약할 목적으로 약물을 수수한 것이고,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은 하지 않은 점을 참작해 달라”며 “하루빨리 출소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오씨 또한 최후진술에서 “지난 8개월 동안 피해드린 분들을 생각하면서 고통스럽고, 반성하며 지내고 있다”며 “수용 기간 수면제에 손대지 않고 단약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에 큰 빚을 졌다는 마음이고, 다 갚아나간다는 생각으로 돌아가서도 계속 반성하며 지내겠다.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오씨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오씨는 앞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1차례 필로폰을 투약하고, 지인으로부터 향정신성 의약품인 스틸녹스정(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 2242정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지난 7월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2심 재판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오씨는 지인 이모씨로부터 필로폰 약 0.2g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5월 추가 기소돼 지난달 1심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추가 선고받고 항소했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is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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