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 인식조사
소득 하위층도 "상속세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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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최근 시행한 뒤 19일 발표한 '상속세 개편 국민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76.4%는 '현재 한국 상속세율이 높은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매우 높다'고 답한 이도 34%였다.
한국 상속세 최고세율(50%) 적정 수준에 대해 응답자의 86.4%가 '현행 최고세율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답했다. '20~30% 수준'(26.5%)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응답자 평균 최고세율 적정 수준 평균치는 27.3%였다.
전체 응답자의 73.4%는 상속세를 완화하는 방향의 세제 개편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변했다. '매우 긍정적'이라는 이는 34.7%였다. '매우 부정적' 응답률은 5.4%였다. 정부는 상속세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지난 7월 발표했다. 지난 9월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개정안에는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대주주 보유주식 20% 할증 과세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최고세율 적용 과세표준을 30억원 초과에서 10억원 초과로, 최하위 세율(10%) 적용 구간 과세표준을 1억원 이하에서 2억원 이하로 각각 조정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소득 분위별 상속세 완화 '긍정' 응답률. 한경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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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소득 1~3분위(하위 0~60%) 국민 중에서도 상속세 완화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가 더 많았다는 사실이다. 소득 분위별 상속세 개편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상속세 완화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1분위(소득 하위 20%) 64%, 2분위 74.6%, 3분위 74.5%, 4분위 74.1%, 5분위(소득 상위 20%) 78.5%로 각각 나타났다.
한경협은 "중산층 이하인 소득 1~3분위에서도 60~70% 이상이 상속세 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속세가 더 이상 부유층만이 내는 세금이 아닌 중산층도 내는 세금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자리잡혀 있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상속세 완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 소득세와의 이중과세 부담 과도(40.3%)를 가장 많이 꼽았다. 과세체계가 오랫동안(1999년 이후 24년간) 미개편돼 제도가 소득·자산 가격상승을 반영하지 못했다(29.3%)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높은 상속세 부담이 기업승계를 저해해 고용·투자 손실 초래(13.2%), 상속세 완화 시 소비 활성화에 기여(10.4%), 높은 상속세 부담이 기업 주가 제고 노력을 저해해 주식시장 위축 야기(6.5%) 등이 거론됐다.
상속세 개편 영향에 대해 응답자의 62.8%가 '완화 시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54.9%는 '현행 상속세가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한경협은 "상속세가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는 주가가 오를수록 상속세 부담이 높아져 기업 총수 등의 주가 부양 의지가 낮아진다는 근거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상속세제 개편안 평가. 한경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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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4명 중 3명은 상속세를 완화하는 정부 세제 개편 방향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6.5%는 '개편이 잘 이뤄졌고 이대로 통과되길 바란다'고 했다. 절반 수준(52.9%)은 '개편 방향에 동의하나 개선·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개편 방향에 동의하지 않아 통과를 반대한다'는 응답은 10.1%에 불과했다.
개선·보완 과제로는 과세표준 추가 조정(29.6%), 세율 추가 인하(24.2%), 배우자 공제 확대(19.4%) 등이 꼽혔다. 현행법에서는 배우자 상속액에 따라 과세 대상 재산가액에서 5억~30억원을 공제해준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1999년 개편된 상속세제가 24년간 유지된 결과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최고세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가 됐다"며 "상속세율 인하 등 현실에 맞는 개편을 통해 민간 경제 활력 제고와 위축된 자본시장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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