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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의 방송·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에 브렌던 카 현 공화당 소속 FCC 위원을 지명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도 '극단적'이라고 비판했던 헤리티지재단의 정책 청사진 '프로젝트 2025' 보고서에 집필자로 참여한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7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나는 2017년 처음 카를 FCC 위원으로 지명했고, 그는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세 차례 인준을 받았다"며 "카 위원은 미국인의 자유를 억누르고 경제의 발목을 잡은 규제들에 맞서 싸워왔다"고 덧붙였다.
카 위원은 온라인 주류 플랫폼들이 극단주의·혐오 등 문제적 콘텐츠를 검열하는 것이 언론 자유에 대한 탄압이라는 미국 우파진영의 인식과 결을 같이하고 있다. 카 위원은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검열 카르텔은 반드시 해체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통신업계 전문가들은 카 위원이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온 FCC의 권한을 확장해 미국 우파진영의 정치적 무기로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카 위원이 공화당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프로젝트 2025' 보고서에서 FCC 관련 항목을 집필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보고서에서 그는 FCC가 애플과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기술 기업들을 직접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유세 기간 중 프로젝트 2025에 대해 "극단적"이라고 표현하면서 자신과는 관계없는 인물들이 작성했다고 거리를 둬왔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보고서에 기여한 톰 호먼을 '국경 차르'에 내정한 데 이어 존 랫클리프를 중앙정보국(CIA) 수장으로 지명했고, 이날 카 위원까지 FCC 위원장으로 지명하면서 인선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카 위원은 모든 검열에 반대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측근으로도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국방부·법무부 장관 인선을 두고도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의 법률대리인은 헤그세스 지명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에게 사건을 비공개한다는 계약의 대가로 돈을 지급했다고 시인했다. 다만 헤그세스 지명자는 합의금을 준 것은 어디까지나 사건이 공개될 경우 뉴스 진행자로 일하던 폭스뉴스에서 해고될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고, 오히려 협박당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양측이 사실관계를 두고 정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논란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마크웨인 멀린 상원의원은 게이츠 지명자에 대한 하원 윤리위원회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이츠 지명자는 과거 17세 여성을 상대로 성매수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하원 윤리위의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직후 하원의원직에서 사퇴함에 따라 보고서의 공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하원 윤리위는 조사 대상 의원이 중도 사퇴할 경우 더 이상 관할권이 없어 보통은 조사를 종결해왔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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