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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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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콜스' 민새롬 연출 "복잡한 10대 심리 공감해가는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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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비장애 배우 7명이 한 인물로 출연…"다층적인 주인공 내면 연기"

관객의 상상에 맡긴 괴물 형상…장애 배우들의 새로운 신체 표현도 기대

연합뉴스

답변하는 민새롬 연출
(서울=연합뉴스) 국립극장 기획공연인 연극 '몬스터 콜스'의 민새롬 연출이 18일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18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고통스럽고 어려운 시기에 놓인 10대 청소년의 복잡한 마음을 함께 이해하고, 경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나무 위의 군대'와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등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을 주로 만든 민새롬 연출이 영국의 대표적인 청소년 소설 '몬스터 콜스'를 연극으로 만들어 무대에 올린다.

2012년 영국 최고의 아동 문학상인 카네기상을 받은 소설 '몬스터 콜스'는 아픈 엄마와 아빠의 부재 속에서 의지할 데 없는 10대 소년 '코너'가 매일 밤 12시 7분에 찾아오는 괴물(몬스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새로운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영국의 청소년 소설 작가 시본 도우드가 암 투병 중 작품을 구상했고, 도우드가 사망한 뒤 미국인 작가 패트릭 네스가 완성했다. 2016년에는 영화로도 제작돼 런던 비평가 협회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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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몬스터 콜스' 포스터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민 연출은 난해하고 복잡한 구성을 가진 소설을 장애인과 비장애인 배우 7명이 '코너'라는 한 인물을 연기하는 새로운 형식의 연극으로 다시 만들어냈다.

1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 연출은 "배우 한 명이 한 인물을 연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배우 모두가 '코너'라는 10대 청소년의 입장을 복잡하고 역동적으로 거쳐 가도록 연출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한 인물에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다양한 질감을 가진 배우들의 목소리와 몸으로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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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몬스터 콜스' 시연 장면
(서울=연합뉴스) 국립극장 기획공연인 연극 '몬스터 콜스' 출연진이 18일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공연 한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4.11.18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배우들이 각자의 개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주인공 '코너'를 함께 연기한다.

지체장애인 배우 김원영, 시각장애인 배우 이성수, 청각장애인 배우 지혜연과 비장애인인 배우 김도완·홍준기·황은후가 출연한다. 또 영화 '오빠' 등에서 아역배우로 출연한 중학생 배우 민유경도 자신만의 '코너'를 무대 위에서 선보인다.

한 인물을 여러 배우에게 맡긴 이유는 복잡한 10대 청소년의 내면 상태를 한 배우의 연기 틀에 가둬두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한다.

민 연출은 "사실적인 인물 표현이 유효한 연극도 있지만, 어떨 때는 한 배우가 한 인물을 연기하기에는 불충분하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도 있다"면서 "'코너'가 내면에 가지고 있는 심리가 너무나도 다층적이고 복합적이어서, 관객들이 이를 다양한 연기로 경험하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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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김원영 배우
(서울=연합뉴스) 국립극장 기획공연인 연극 '몬스터 콜스'에 출연하는 배우 김원영이 18일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18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몬스터 콜스'에서는 괴물이 거대한 나무 형태로 형상화됐지만, 연극에서는 시각적인 형태를 보여주지 않고 배우들의 내레이션만으로 표현할 계획이다. 관객이 괴물을 다층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연출 의도다.

민 연출은 "괴물의 실체를 끝까지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관객이 훨씬 더 자극적이고 역동적으로 괴물의 형태를 스스로 상상할 수 있게 했다"면서 "독서할 때 얻을 수 있는 흥미롭고 역동적인 일들을 (연극을 통해)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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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하는 이성수 배우
(서울=연합뉴스) 국립극장 기획공연인 연극 '몬스터 콜스'에 출연하는 배우 이성수가 18일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18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새로운 신체 움직임을 통해 관객에게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연극적 경험을 선사할 장애인 배우들의 연기도 기대된다.

지체장애인 배우인 김원영은 "진실을 마주친 '코너'의 모순된 감정과 감각을 저만의 신체 움직임으로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각 장애를 겪는 배우 이성수도 "중도 시각장애인으로서, 일상에서의 모순과 부조리한 상황에서 느꼈던 감정을 최대한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립극장 2024-2025시즌 기획공연인 연극 '몬스터 콜스'는 다음 달 5∼8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상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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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몬스터 콜스' 시연 장면
(서울=연합뉴스) 국립극장 기획공연인 연극 '몬스터 콜스' 출연진이 18일 국립극장 뜰아래연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공연 한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2024.11.18 [국립극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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