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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전북은행, 금소법 위반으로 첫 '기관경고' 중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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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상품 권유 시 녹취·서명 받지 않아 '적합성 원칙' 위반…1년간 신사업 진출 불가

머니투데이

전북은행 정기검사 주요 제재 내용/그래픽=김지영


전북은행이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으로 처음으로 '기관경고' 중징계를 받았다. 대출 상품 권유때 적합성 원칙을 지키지 않아서다. 전북은행은 고객에게 새로운 보험 상품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꺾기'를 통해 기존 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키기도 했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이같은 내용의 제제 내용을 전북은행에 전달했다. 이번 제재는 지난해 7월 진행했던 정기검사의 사후 조치다. 지방은행은 금감원으로부터 3~4년마다 정기검사를 받는다.

전북은행은 대출 상품 권유 과정에서 적합성 원칙을 지키지 않아 금소법을 위반했다. 금소법상 금융사가 대출 상품을 권유할 때는 고객의 재산 상황, 변제 계획, 목적 등을 파악하고 해당 정보와 관련해 서명·녹취 등 방법으로 확인받아야 한다. 하지만 전북은행 2개 영업점은 2021년 10월부터 2022년 7월까지 19건 대출 상품 계약 체결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이를 지키지 않았다.

금소법은 2019년 DLF(파생결합펀드) 불완전판매 사태를 계기로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제정됐다. 2021년 3월 처음 시행됐는데 금융사가 이를 위반해 중징계를 받은 건 전북은행이 처음이다.

중징계를 받은 금융사는 1년간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사업 진출 관련 인허가를 받을 수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관경고라는 중징계가 나간 만큼 지적받은 개별 사례 중에서 위반 정도가 가볍다고 볼 만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전북은행은 청약이 철회된 대출 계약에서 부당하게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은 것도 금소법 위반 사실이다. 금소법 제46조에 따르면 대출 계약 이후 14일 이내 청약이 철회되면 금융사는 고객에게 받은 수수료를 반환해야 한다. 하지만 액수 등이 크지 않아 '주의'를 받는데 그쳤다.

이밖에 전북은행은 보험업법과 지배구조법 등도 어겼다. 전북은행 36개 영업점은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54명 고객에게 새로운 보험 상품의 내용을 제대로 비교해 알리지 않는 방식 등으로 140건 보험계약을 부당하게 소멸시켰다. 보험업법에 의하면 기존 보험계약에서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탈 때는 신·구 계약 간 차이점과 손해 발생 가능성 등 중요사항을 안내받아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업점 창구에서 새로운 보험 상품을 권유할 때 신·구 계약 간 차이를 고객이 제대로 알고, 확인했다는 서명을 받아야 한다"며 "전북은행 사례의 경우 고객이 정당한 정보를 수취해서 자율적으로 보험 가입을 판단했다고 보기 어려웠기에 일종의 '보험 꺾기'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 상품 가입 이후 1개월 이내 소비자가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다른 금융상품 계약을 체결하면 '꺾기'로 간주하는데 보험계약 갈아타기에서도 이 규정이 적용된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전북은행은 임원의 선임 사실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은 지배구조법 위반 사항이다.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융사는 임원 선임 이후 7영업일 이내에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금융감독원장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전북은행은 은행장 등 23명 임원 선임 사실을 7영업일을 초과해 인터넷에 공시·금감원장에 보고했다.

전북은행은 이 외에도 금감원으로부터 △개인신용정보 삭제 의무 위반 △감사위원회 보고서 지연 제출 등을 지적받았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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