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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통일부, 통일 독트린·담대한 구상 성과로 꼽으며 “북한과 대화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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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통일부 차관, 임기 반환점 성과 발표

앞으로도 담대한 구상 등 북한 비핵화 지속 추진

북·미 대화서 한국 배제 우려에 “한·미동맹 공고”

경향신문

김수경 통일부 차관이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임기 반환점 계기 통일분야 성과 및 향후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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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8일 윤석열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맞아 ‘힘에 의한 평화’ 기조에 따른 대북 압박 정책을 통일·국방 분야 주요 성과로 발표했다. 남북관계가 완전히 단절된 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날로 고조되는 상황에서 자화자찬식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통일부는 ‘8·15 통일 독트린’과 ‘담대한 구상’ 등을 그간의 성과로 꼽고, 북한과 대화의 문도 열어뒀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통일 독트린은 사실상 북한 체제 붕괴를 염두에 둔 것이고, 담대한 구상은 대북 압박에 방점이 찍힌 정책이란 평가가 많다. 대화보다는 제재와 압박에 치중하면서 대화를 제의하는 건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김수경 통일부 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정부 전반기 통일분야의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김 차관은 윤 대통령이 지난 8월15일 광복절 기념사에서 발표한 통일 독트린을 두고 “통일의 지향점을 명확히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김 차관은 또 담대한 구상 등을 거론하며 “북한의 비핵화와 올바른 남북관계 구축에 힘썼다”고 했다. 북한인권 증진과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강화 등도 주요 성과라고 했다.

통일부는 참고자료를 통해 향후에도 담대한 구상에 따라 억제·단념·대화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한다는 입장을 견지한다고도 했다.

소위 담대한 구상은 핵위협 억제 및 핵개발 단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정부가 북한과 대화할 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통일 독트린도 정보접근권 확대 등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자유의 가치를 인식케 함으로써 북한 당국을 흔들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정부가 통일 독트린에서 제안한 남북 당국의 ‘대화협의체’도 형식적으로 끼워 넣은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북한과 어떤 계기로 대화를 할 것인가를 묻자 “북한이 호응하지 않고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 대화가 쉽지 않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어떤 계기로든 갑자기 대화의 물꼬가 터지는 경우도 있어서 북한이 대화로 나오길 기다리고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차관은 미국 새로운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북한 변화와 비핵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북·미 대화를 재개하고 이 과정에서 한국이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오고 있다. 또 미국이 북한과 대화 착수에 앞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제재·압박보다는 유화책을 꺼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대북 강경책을 재검토하는 방안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이런 우려를 두고 “한·미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상황이라서 한국 정부, 통일부가 패싱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유화적으로 대화하고자 했던 트럼프 1기 때와 다른 상황”이라며 “예단할 순 없지만 북한도 한국을 패싱하고 대화를 나누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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