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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얼라인, 두산밥캣에 밸류업 제안…"美 상장해 재평가 받아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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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들 상대 '기업구조개편 중단' 위법행위 유지청구도

연합뉴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촬영 송은경]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두산밥캣[241560]을 상대로 행동주의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18일 두산밥캣이 미국에 상장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얼라인) 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두산밥캣이 자본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미국 상장"이라며 자체 구상한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얼라인에 따르면 두산밥캣의 최근 5년 북미 사업 매출 비중은 72.9%에 달했으며, 같은 기간 북미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18.5%나 됐다. 모두 미국의 중장비 제조회사 캐터필러, 디어보다 높다.

반면 미국계 기관투자자 보유 지분은 12.5%로, 캐터필러·디어의 평균 62.6%에 크게 못 미쳤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분석 대상 기업에서도 배제된 상태다.

얼라인은 두산밥캣이 미국 증시에 상장해 사업지와 상장지를 일치시키면 각종 인덱스 편입을 통한 패시브(지수추종) 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고 봤다.

이 대표는 "영국의 배관 부품 유통회사 퍼거슨도 대부분의 매출이 북미에서 나와 주요 상장지를 미국으로 이전했다"며 "그 이후 투자수요가 몰려들며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산밥캣 자체가 원래 미국 회사를 인수한 것"이라며 "북미법인 아래로 자산을 이전하고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뒤 그 돈을 갖고 북미법인 시가총액을 감안해서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국내에선 상장폐지하는 형태로 가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전상장, 이중상장 등 여러 방법을 고려할 수 있고 이렇게 했을 때 상당히 큰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일어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밖에도 얼라인은 밸류업 계획안으로 ▲ 이사회 독립성과 이해상충 우려 해소 ▲ 주주환원율 정상화와 자본구조 효율화 ▲ 밸류업과 연동된 경영진 보상 정책 도입 등을 함께 제안했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간 포괄적 주식교환을 둘러싼 논란에서 보듯 지배주주와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사외이사 후보·평가 과정에서 주주참여를 확대하고, 주요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사외이사후보 평가 자문단을 설치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동종기업들은 작년 기준 평균 당기순이익의 65% 주주에게 돌려줬는데 두산밥캣은 18%에 불과했다고 지적하며, 주식매수청구권에 대응하기 위해 쓰기로 한 1조5천억원을 주주환원에 전액 사용해도 재무 건전성에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얼라인은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회사 이사들을 상대로 기업구조개편을 중단하라는 위법행위 유지(留止)청구서를 발송하기도 했다.

상법에 따르면 이사의 위법행위로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 1%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는 회사를 위해 이사가 그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청구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얼라인과 자본시장의 핵심적인 우려는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 또는 포괄적 주식교환 재추진 계획이 있는 경우 두산밥캣의 주가가 낮아질수록 이익을 보게 되는 지배주주와의 이해상충"이라며 "이러한 합리적 문제 제기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단순히 미래 의사결정이 제약되고 기업 경영에 부담되기 때문에 포괄적 주식교환 재추진 포기를 공표할 수 없다고만 말하고 문제에 대한 아무런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위법행위 유지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소 제기 청구를 거쳐 이사 개개인을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에 들어갈 여지도 남겨뒀다.

두산밥캣 감사위원회에는 포괄적 주식 교환에 대한 이사회 결의가 이뤄진 지난 7월 11일 이전에 지배주주와 독립적으로 지배구조개편에 대한 내부 보고, 논의, 검토 등이 이뤄진 적이 있는지 등 사실관계를 조사해 연말까지 결과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두산밥캣 이사회는 실질적으로는 46% 지분을 보유한 지배주주 1인의 의사에 따라 모든 이사가 선출되고 있으며, 당사자들도 결국 취소할 정도로 큰 사회적 논란이 된 계열회사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승인할 수 있는 이사회 구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이사회라면 포괄적 주식교환이라는 중대한 의사 결정 전에 충분한 내부 숙고 과정을 거치고, 두산밥캣과 그 전체 주주의 이익이 제고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했던 것이므로 이에 대해서 두산밥캣의 감사위원회가 투명하게 조사해 연말까지 공개적으로 밝혀줄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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