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복귀로 북미 정상회담이 재개되고 그에 따라 한국이 소외당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통일부는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며 한국이나 통일부가 대화 국면에서 배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18일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현재 남북 갈등 상황을 감안했을 때 한국이 패싱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 "한미 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도 굉장히 강력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 통일부가 패싱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답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미국 입장에서도 지금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파병을 하고 있어서 트럼프 1기 때와 2기 때 상황이 많이 다르다. 미국이 북한에게 아주 유화적으로 대화하자고 (제안)하기가 1기 때와는 또 다른 상황"이라며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만 이러한 국제 지정학적인 질서와 1기 때와 달라진 맥락들을 고려해 볼 때 미국과 북한이 한국을 패싱하고 이렇게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이 이미 지난해 남한과 '적대적 두 국가'를 상정하고 남한과 연결된 모든 연락채널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는 점, 그간 남한을 상대했던 내부 기구들을 없앴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실제 지난 2018년처럼 북미 정상회담이 또 다시 이뤄질 경우 남한이 이 과정에서 미국이 전달해주는 정보만 들으며 일정 부분 소외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특히 북한이 남북 간 두 국가를 선언한 상황에서 설령 남한과 대화에 나선다고 해도 그 상대로 통일부가 아닌 외교부를 지목할 수도 있다.
실제 북한이 외교부를 지목하며 대화에 나서자고 하면 여기에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통일부가 패싱되는 일이 없도록 유관 부처들과 또 긴밀히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그는 "북한에서 대남 부서를 없애고 외무성에서 여러 가지 남한 관련된 성명을 발표하는 것이 일부러 남한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라고 천명하기 위해서 더 그런 것 같다"며 "그럴 때일수록 통일부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고 만약에 대화가 이뤄지거나 할 때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서 저희도 치밀하게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과 대화에 저희는 항상 열려 있다는 입장이고 그 메시지는 일관되게 기회가 될 때마다 발신하고 있다"라며 "그런데 지금의 긴장 국면이 북한이 끝없이 도발하고 그 수위를 계속해서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그 책임이 오로지 우리 정부가 뭘 안 하고 있다고만 얘기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자리를 빌어서도 북한이 좀 더 도발을 멈추고 대화에 나와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의 오물풍선 부양이 남한 민간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로 시작된 만큼,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북 전단 때문에 쓰레기 풍선이 날아온다고 보는 것은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일 수 있다"며 "이 도발의 모든 책임은 북한에게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 지난 2018년 6월 12일(현지 시각) 싱가포르에서 1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사진은 싱가포르 센토사섬에 위치한 카펠라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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