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해 트럼프에 줄 서는 것은 필연
트럼프는 대만 반도체 산업 등 겨냥
방위비도 말이 안 된다 판단하는 듯
대만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호감을 사기 위해 향후 군수품을 비롯한 미국산 제품의 구매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내 한 매체의 만평이 정곡을 찌르고 있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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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대만이 내년 1월 20일 출범하는 미국의 '트럼프 2.0' 시대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미국산 제품의 구매 확대로 선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제, 안보 문제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중국 뿐 아니라 대만에도 상당히 비판적인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호의를 사기 위해 시쳇말로 미리 알아서 기겠다는 입장이 아닌가 보인다. 생존을 위해 트럼프 당선인에게 확실하게 줄을 서겠다는 의도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국제 통상 문제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18일 전언에 따르면 대만은 반도체를 비롯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활황으로 지난해 무려 570억 달러의 엄청난 대미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7%에 이른다. 미국이 대만을 먹여 살린다는 얘기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 현실을 용납할 까닭이 없다. 실제로도 "대만은 우리의 반도체 산업의 95%를 빼앗아갔다"면서 대미 흑자를 가장 많이 내는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더구나 미국 재무부는 지난 14일(현지 시간) 대만을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 트럼프 당선인의 비위까지 맞춰주고 있다. 대만이 그의 귀환에 벌벌 떤다는 소문이 베이징 외교가에 파다한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만이 미국산 제품의 구매 확대에 적극 눈을 돌리려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는 제품으로는 원유를 꼽아야 할 것 같다. 롄허바오(聯合報)를 비롯한 대만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행정원(정부)이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화석 에너지의 수출을 선호하기 때문에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가 될 수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주창하는 대만의 '안보 무임 승차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대규모 무기 구매 역시 거론이 가능하다. 대선 기간 내내 방위비 분담을 압박한 그의 스타일로 볼 때 대만 입장에서는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 행보라고 해야 한다. 크게 방위비를 증액하지 않아도 당장 F-35 스텔스 전투기, 패트리엇 미사일과 함께 미 해군에서 퇴역한 이지스 순양함 등 중고 전투함의 구매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이 아니다. 무역 흑자 축소에는 큰 도움이 안 될 미국산 농산품 수입도 경우에 따라서는 대만 정부의 옵션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엔비디아와 애플의 주요 공급업체인 푸스캉(富士康), 허숴롄허커지(和碩聯合科技·페가트론), 광다뎬나오(廣達電腦·퀀타 컴퓨터) 등이 대미 투자 확대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는 사실까지 더하면 트럼프 당선인에게 줄을 서려는 대만의 노력은 눈물겹다고 해도 좋다. 트럼프 당선인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의 위력은 진짜 대단하다고 단언해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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