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규 텔레칩스 대표가 15일 성남 수정구 텔레칩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전병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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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장 규모가 1074억달러(약 1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최적화된 차량용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개발해 현대자동차, 기아뿐만 아니라 폭스바겐에도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신제품 공급을 시작했습니다.”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는 지난 15일 성남 수정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이 대표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 동향과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텔레칩스의 시장 전략, 차량용 종합반도체 라인업 데모 세션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출신인 이 대표는 1999년 텔레칩스를 설립했다. 텔레칩스는 초창기 MP3 플레이어용 반도체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MP3 플레이어용 반도체를 설계한 전문성은 카오디오 분야로 이어졌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MP3 시장이 주춤하며, 위기를 겪자 이 대표는 카오디오를 설계하면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텔레칩스는 차량용 반도체 중 특히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는 차 안에 설치된 장비들이 차량 상태와 길 안내 등 운행과 관련된 정보뿐만 아니라,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 플랫폼 등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를 지칭한다.
국산화율이 사실상 ‘0%’였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 진출해, 지난 2007년 현대자동차와 기아에 첫 납품을 개시했다. 이후 벤츠와 도요타, 아우디, 폭스바겐 등에 공급을 확대하면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확보했다. 현재는 차량 내 기존 인포테인먼트뿐만 아니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자율주행 등 SDV 시대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SDV 시대가 도래하면서 저사양 인포테인먼트 칩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과거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맞닥뜨린 위기를 다시 겪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4년 전부터 기존 인포테인먼트뿐만 아니라 ADAS와 자율주행을 위한 제품 개발에 집중한 이유”라고 했다.
텔레칩스는 기존 인포테인먼트뿐만 아니라 ADAS,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능까지 지원할 수 있는 ‘돌핀 시리즈’를 개발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뿐만 아니라, 올해 4분기부터는 폭스바겐에도 공급을 개시했다. 이 대표는 “돌핀 시리즈는 중저가 제품군들 중 성능이나 가격 경쟁력, 기존 제품과의 호환성이 가장 우수한 제품”이라며 “텔레칩스의 진입으로 퀄컴과 미디어텍 등의 출혈이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주춤했던 실적도 내년부터 본격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텔레칩스는 신규 칩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및 인건비 지출로 일시적으로 실적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돌핀 시리즈를 비롯해 차세대 제품군 개발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측면이 있지만, 내년부터는 공급 물량이 확대되고 매출처가 다변화되면서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라며”유럽뿐만 아니라 인도와 중남미도 진출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텔레칩스는 올해 매출액 1870억원, 영업이익 5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매출액 1911억원, 영업이익 168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다소 악화됐다.
텔레칩스는 비즈니스 모델도 고도화할 방침이다. 텔레칩스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 5㎚(나노미터, 10억분의 1m) 공정을 활용한 시스템 인 패키지(SIP) 솔루션을 준비 중이다. 해당 솔루션은 단일 칩으로 제공됐던 기존 돌핀 시리즈와 달리, 모듈 형태로 제공돼 고객사가 요구하는 기능에 최적화된 제품을 빠르게 제작해 제공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이전 포트폴리오의 칩과 달리 메모리와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이 미리 탑재되고 인공지능(AI) 등 고객사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구동할 수 있는 기능들을 맞춤형으로 탑재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며 “고객사의 요구하는 제품 설계와 개발 기간을 모두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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