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뉴스 속 경제 시간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팀에서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이성일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전기차, 2차 전지 산업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저희가 요즘 계속 미국 대선 이후 후폭풍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기자 ▶
전 세계적으로, 또 우리에게 계속 중요한 이야기들이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 앵커 ▶
주식시장에서도 2차 전지 기업의 주가가 폭락했어요.
◀ 기자 ▶
전기차를 사는 미국 소비자에게 주던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는 로이터 통신의 지난 금요일 보도 때문이었습니다.
트럼프 후보 정부에서 영향력이 큰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까지 동의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 시장 열리자, LG에너지솔루션 같은 대형 기업들까지 주가가 12% 넘게 빠졌습니다.
2차 전지 대형업체 3곳에서만 시가총액 14조 원 가까이 사라졌고, 공급망에 있는 기업들 주가도 10%, 15%씩 하락했습니다.
전기차에 우호적이지 않은 정책은 충분히 예견됐던 것인데도, 구체적 내용이 나오자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한 것입니다.
◀ 앵커 ▶
소비자들에게 주는 보조금 말고, 기업들에게 주는 보조금도 따로 있는데, 이건 어떻게 되나요?
◀ 기자 ▶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목표는 탄소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리는 것이고, 이를 위해 기업에게 유인책, 인센티브로 보조금을 주는 것이 그 내용입니다.
우리 기업들도 이 유인책에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이고요.
대표 2차 전지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을 보면, 지난 3분기 4,4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는데, AMPC라고 부르는 미국 정부 보조금을 빼면 소폭 적자로 바뀝니다.
그런데, 이 정도의 단순한 덧셈, 뺄셈만으로는 기업이 받을 충격을 충분히 담아낼 수 없습니다.
보조금 없었다면 생산비용이 높은 미국에 거액을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고, 설비 규모도 지금처럼 늘려잡지는 않았을 겁니다.
짓고 있는 공장은 더 큰 문제지만, 이미 완공된 공장을 놀리게 된다면 기업에게 엄청난 손실을 가져옵니다.
◀ 앵커 ▶
'아직 정해진 것 없다', '조정 가능성 있다'는 신중론도 있잖아요?
◀ 기자 ▶
새 정부 정책, 확정된 것 아니고, 법안 전체가 폐지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입니다.
가장 큰 근거는 IRA 수혜 지역 의원들이 공화당 소속이라는 점입니다.
이들이 과거 법안 폐지에 반대 의사를 밝혔고요.
이 경우 법안 폐지에 필요한 의석 60%를 확보할 수 없고, 법안 일부를 수정하는 데 필요한 과반 의석도 넘을 수 없는 현실적인 의회 상황 때문입니다.
하지만, 보조금으로 계획된 3,690억 달러 재원은 어떻게 마련하고 있느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르면 미국 내 기업들이 세금 등으로 10년 동안 7천억 달러를 부담하게 돼 있습니다.
법인세율 인하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운 트럼프 당선인 입장에서는, 기업 부담을 주는 법안 내용을 손보려 할 것이 분명합니다.
앞으로 논의가 어디로 튈지, 아직 긴장을 풀 수는 없는 상황인 겁니다.
◀ 앵커 ▶
우리 기업들, 또 정부는 어떻게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까?
◀ 기자 ▶
기업들은, 큰 방향에서는 예상했던 것이라, 구체적 정책이 나오면 투자 시기나 생산 제품을 바꾸는 등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바이든 행정부 이후 작년까지 미국으로 들어온 해외 투자를 국가별로 따져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20%를 차지합니다.
최대 투자국이 되는 거죠.
배터리 산업은 우리 기업을 제외하면 세계시장에서 사실상 중국기업만 남게 됩니다.
미국에 투자를 많이 하고 일자리 늘린 우리 기업들이 손실을 본다면 중국 기업을 돕는 결과를 낳고, 중국에 대한 장기적인 공급망 의존도를 높일 것이라는 입장이 우리 정부의 기본적 설득 논리입니다.
미국 내 전기차 제조 기업들 모임인 '제로배출 교통협회ZETA'도 지난주 보도에 대한 입장을 냈는데, 미국 내 일자리를 만들고, 중국과 경쟁하려면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 앵커 ▶
트럼프 당선으로 충격을 받은 또 다른 분야는 반도체겠죠?
◀ 기자 ▶
그렇죠, 지난 주말, 대만업체 TSMC에 66억 달러, 약 9조 원 넘는 보조금 지급 계약 체결했다고 미국 백악관이 직접 발표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현 정부 임기가 만료되는 내년 1월 이전에 이 계약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새 행정부가 미국 내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보조금을 지원하는 반도체법도 폐지·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 바이든 정부 임기 막판 성과를 재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지난주 내내 미국 시장에서는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아주 크게 빠졌습니다.
금요일에는 반도체 대형 기업 30개 주가가 모두 떨어졌을 정도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기간 중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면, 보조금 없이도 한국·대만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지었을 것"이라는 과격한 발언의 여파라는 분석인데요.
관세를 내는 것은 해외 기업들이지만, 국제분업 위에 구축된 반도체 산업 자체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걱정을 한 것입니다.
앞으로 산업 영향이나 외교관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던 트럼프 정부 1기와 비슷한 행보를 보일지, 한동안은 미국 내부 논의를 지켜봐야 하는 답답한 상황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 앵커 ▶
이성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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