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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2000호점 앞둔 스타벅스…매출 3조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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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코리아 지난해 매출 2조9295억원, 2000호점 눈앞

영업이익률 10→6%대 감소..일회성 비용·매장 운영비 부담

신세계 굿즈 마케팅에 ‘스벅 감성 사라져’ 불만..트럭 시위도

배달앱 입점·구독서비스·진동벨 도입..변화하는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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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코리아 실적 추이. 이미지ㅣ인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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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국내 커피 프렌차이즈 1위 스타벅스코리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고공 행진하는 매출과 달리 수익성이 정체된 까닭입니다. 고물가 기조에 저가 커피 브랜드가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고 해외 유명 카페 브랜드는 한국에 상륙해 원조 프리미엄 카페인 스타벅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고 있습니다.

원부자재 및 인건비 상승은 공격적인 출점 전략으로 2000호점을 앞둔 스타벅스에 분명 악재입니다. 증정품 회수에 따른 수백억원 손실 또한 일회성 비용에 불과하며 이를 위기로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스타벅스 공화국'을 만든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는 게 위기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이 2조9295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했습니다. 2018년(1조5223억원)과 비교하면 5년 만에 매출이 2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지속적인 신규 매장 출점에 올해 1·2분기는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3.8%, 33.3% 늘었습니다.

문제는 수익성이 압도적인 매출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SCK컴퍼니의 영업이익은 2021년 최대 영업이익인 2393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10.0%를 달성했으나 이듬해 1200억원대로 급감했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398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올랐으나 2021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입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률은 6.2% 수준입니다.

2022년 영업이익 급감의 배경은 서머 캐리백입니다. 스타벅스가 여름 e-프리퀀시 행사 증정품으로 선보인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돼 한국소비자원 등이 조사에 나섰고 100만개 이상의 제품을 공식 리콜 조치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400억원 이상의 일회성 비용 지출뿐 아니라 스타벅스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상기후와 군사적 긴장 등에 따른 국제 원두 가격 상승도 하나의 요인입니다. SCK컴퍼니 전체 매출에서 매출원가 비중은 2017년 44.5%에서 2020년 46.4%, 지난해는 49.1%로 매출 절반에 육박했습니다. 커피 한 잔 가격에서 원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국제 원두값 운송을 위한 물류비가 동반 상승하면서 매출원가 부담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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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더양평DTR점' 외부 전경. 사진ㅣ스타벅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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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포화에 이를 지경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커피전문점은 2022년 말 기준 10만729개로 처음 10만개를 돌파했습니다. 국내 편의점 4사 합산 매장 수의 거의 2배입니다. 팬데믹을 지나며 소형·저가 프렌차이즈 카페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특히 메가커피가 박리다매 전략을 펼치며 급속도로 성장했습니다.

메가커피는 애초 20~30대 여성들을 주 타깃으로 설정했습니다. 이들의 성향을 반영해 메뉴를 출시하고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콜라보를 실시하는 동시에 걸그룹 ITZY(있지)와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발탁해 인지도를 끌어올렸습니다. 적극적인 출점으로 2020년 1188개에 불과했던 매장 수는 올해 11월 기준 3323개로 4년 만에 3배 넘게 늘어났습니다.

해외 고가·유명 커피 브랜드들이 국내에 진출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이 8월 들여온 모로코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는 커피값이 1만6000원부터 시작합니다. 지난달에는 북유럽 3대 커피로 꼽히는 노르웨이 커피 '푸글린'이 서울 마포구에서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캐나다 국민 커피로 불리는 '팀홀튼'은 지난해 12월 서울 강남에 진출했습니다.

이처럼 저가 및 초고가 커피 브랜드들이 국내 매장을 단시간 내 늘리고 영향력 확대에 나선 가운데 스타벅스 역시 수년째 적극적인 출점 전략을 유지하며 대응하고 있습니다. 매년 100개 이상 매장을 내고 있으며 매장 수는 2020년 1508개에서 올 3분기 기준 1980개까지 늘었습니다. 연내 2000호점 돌파가 유력한 상황입니다.

소형 매장에서 테이크 아웃 위주로 영업하는 저가 커피 브랜드와 달리 스타벅스는 주로 넓은 매장을 운영합니다. 똑같이 매장 하나를 내도 스타벅스가 저가 커피 브랜드보다 인력과 매장 운영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지난해 매출원가와 판관비가 포함된 매출 2조7898억원 중 급여 등 인건비 명목으로 8936억원를 지출했습니다. 전체 매출의 약 32%에 해당합니다.

매출원가 상승과 예기치 못한 일회성 비용 지출, 공격적인 출점에 따른 인건비 증가 등은 스타벅스의 수익성을 떨어뜨린 주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하지만 굿즈의 가치, 할인 혜택, 내부직원 불만 등 스타벅스를 둘러싼 잡음이 안팎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이마트가 스타벅스를 인수한 이후 스타벅스만의 브랜드 감수성을 조절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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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차이즈 카페 브랜드별 이용률. 출처ㅣ카페 트렌드 리포트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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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에 등을 돌린 일부 충성 고객들은 입을 모아 "미국 스타벅스만의 감성이 사라졌다"고 이야기입니다. 소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한국스럽지 않은' 마케팅과 실용적이고 깔끔한 디자인의 기획 상품, 굿즈의 희소성 등을 '스타벅스 감성'으로 대표할 수 있습니다. 그 특유의 감성이 최근 몇 년 사이 달라졌다는 겁니다.

공교롭게도 2021년 신세계그룹이 스타벅스 코리아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듬해 서머 캐리백 사태가 터지며 굿즈 품질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매년 여름과 크리스마스 시즌 오픈런을 일으키고 웃돈에 중고 거래되던 프리퀀시 굿즈의 인기와 파급력 또한 줄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신세계 유료 맴버십 가입 시 프리퀀시 쿠폰 17장이 없어도 굿즈를 구매할 수 있게 하면서 희소성이 떨어졌습니다.

스타벅스가 각종 혜택을 줄이면서 소비자 불만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프리퀀시 17장으로 교환 가능한 스타벅스 다이어리에 포함된 할인 쿠폰을 제공하지 않거나, 앱에서 홀 케이크 예약 구매 시 증정하던 무료 음료 쿠폰을 중단한 점 등이 예시로 꼽힙니다. 스타벅스 측은 고객이 맞춤형 쿠폰 등으로 실질적으로 받는 혜택은 늘었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에는 트럭 시위까지 나왔습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일부 스타벅스 매장 정규직 직원(파트너)들이 의견을 모아 스타벅스 경영진을 규탄하는 시위를 진행한 겁니다. 노동조합이 없는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직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건 2021년 이후 3년 만입니다. 당시 일부 파트너들은 업무량 개선 및 휴식 공간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수익성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스타벅스가 꺼낸 첫 번째 카드는 가격 인상입니다. 스타벅스는 올해 8월 그란데·벤티 사이즈 가격을 300~600원 인상했습니다. 숏 사이즈 가격은 300원 내렸지만 원두상품과 함께 샷 추가 등 엑스트라군 옵션 가격을 올렸습니다. 이어 이달에는 아이스음료 11종 제품의 톨사이즈 가격을 200원씩 올렸습니다.

가격 인상 관련 스타벅스 측은 “대내외 가격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해 왔으나 각종 직간접 비용 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일부 가격을 인상한다”고 말했습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커피 톨사이즈 가격은 동결했다지만 인상 주기는 2014년 7월 아메리카노 가격 인상(3900원→4100원) 이후 7년 6개월→2년 6개월→3개월로 점차 짧아지는 추세입니다. 현재 톨사이즈 아메카리노 가격은 45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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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구독 서비스 'Buddy Pass', '2024 겨울 e-프리퀀시', 배달의민족 앱에 입점한 스타벅스. 이미지ㅣ스타벅스코리아·인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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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부터는 배달 서비스도 처음 시작했습니다. 자체 배달 매장 '딜리버스'가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에 입점했습니다. 현재는 커피 제품만 판매하고 있지만 향후 텀블러, 컵 등 스타벅스 상품 구매도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지난달 최초로 커피 구독 서비스 ‘버디패스’를 론칭했으며 이달 22년 만에 처음으로 디지털 플래너도 선보였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인간의 정신에 영감을 불어넣고 더욱 풍요롭게 한다"는 글로벌 사명에 맞춰 아날로그식 방식을 운영해왔습니다. 고객과의 소통을 중시한다며 직원이 고객의 별명이나 대기 번호를 육성으로 불러주는 '콜 마이 네임' 방식을 유지했지만 최근 진동벨을 도입하는 매장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현재 스타벅스는 국내 매장(1980개) 중 약 5%인 100여개 매장에 진동벨을 도입했습니다. 주로 복층 매장 및 스페셜스토어 등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연말까지 약 110개 매장에 진동벨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유통인구가 많은 상권 및 관광지 등 일부 매장 내 키오스크 도입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매출 규모나 브랜드 파워는 여전히 경쟁사를 압도합니다. 카페 트렌드 리포트 2024에 따르면 가장 자주 이용하는 카페로 스타벅스를 꼽은 비율이 40.5%로 2위인 메가커피(20.4%)보다 두 배가량 높습니다. 스타벅스를 제외한 카페 프렌차이즈 상위 10개사 매출을 모두 더해도 스타벅스 매출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스타벅스코리아 측은 그간 하지 않았던 다양한 시도가 수익 창출만이 아닌 고객 편의성 증대와 긍정적인 고객 경험 확대의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거대한 매출에 비해 실질적인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할 경우 수익성과 이미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는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직간접적인 비용들의 여파로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스타벅스는 평균적으로 6~7%대의 영업이익률을 꾸준히 유지했다"며 "진동벨 도입은 고객의 편의를 위한 방법이며 키오스크 도입은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나온 내용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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