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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못샀으면 여기로 와”…가상화폐 ETF도 몸값 천정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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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규제완화 정책 기대
서학개미도 코인 상승장 참전
가상화폐 ETF 1200억원 베팅
美 ETF 옵션상품도 승인 주목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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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효과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도 투자금이 쇄도하고 있다.

트럼프는 선거 유세 기간 ‘크립토(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한때 가상화폐 산업을 ‘사기’라고 비난했던 그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가상화폐 규제 완화와 비트코인 전략자산 비축 등을 공약했다. 또 가상화폐 규제에 앞장섰던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했다.

미 대선 이후 비트코인의 일일 거래량은 급증했다. 대선 결과 나온 직후인 8일 비트코인의 하루 거래량은 180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대선 이전과 비교했을 때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가상화폐 ETF 가격도 상승 중이다. 대표적 비트코인 ETF인 Ishares Bitcion Trust(IBIT)는 15일(현지시간) 대선 직전일인 4일 대비 35.36% 상승했다. ‘ProShares Bitcoin ETF(BITO)’와 ‘VanEck Bitcoin ETF(VBTC)’도 각각 36.09%, 20.29% 올랐다. 이더리움 현물 ETF인 ‘Grayscale Ethereum Trust ETF(ETHE)’는 같은 기간 27.65% 치솟았다.

서학개미도 코인 상승장에 동참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16일부터 11월 15일까지 최근 한 달간 이더리움 2배 레버리지 상품인 2X Ether ETF를 4391만 달러(약 613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2배 추종 레버리지 상품 PROSHARES ULTRA BITCOIN ETF를 4223만 달러(589억원) 사들였다. 이 기간 미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대표상품인 Invesco NASDAQ 100 ETF(QQQM)에 유입된 1851만 달러(258억원)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가상화폐 업계는 지난 3월 비트코인 채굴량이 4년 마다 절반씩 줄어드는 이른바 반감기 효과에 이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과 차기 미국 정부의 친 가상화폐 정책에 기대를 하고 있다. 반감기란 비트코인 채굴량이 4년 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현상으로, 공급 부족을 유발하며 가격 상승을 이끄는 주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다른 국가들이 비트코인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비트코인을 보유한 주요 국가는 엘살바도르, 파라과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인데, 최근 유럽연합(EU) 내 일부 국가들이 비트코인 및 기타 가상화폐의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바이낸스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비트코인(BTC) 현물 ETF 옵션 거래를 승인했다. 이에따라 현물ETF에 이어 현물ETF 옵션 거래가 승인을 받음에 따라 더 많은 기관 투자자의 관심을 받게 될 전망이다.

비트코인에 대한 낙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가치가 있다”고 평가한 바 있어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실리게 한다.

베팅 플랫폼인 ‘칼시’는 이용자의 60%가 내년 1월 이전 비트코인의 10만달러에 도달한다고 베팅했고, 이용자의 45%는 이달 중 비트코인이 10만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애널리스트 제프 켄드릭은 “랠리가 이제 막 시작했다”면서 연말까지 12만5000달러, 내년 말까지 20만달러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가상화폐가 스테이블코인 송금, 전통 자산의 토큰화 등에 실제 이용되고 있다는 근거를 들었다.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5년 뒤 비트코인이 5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까지 내놨다. 우드는 16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앞으로 5년간 현재 가치 대비 약 600% 이상의 상승을 이뤄 2030년에 비트코인의 가격은 50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일 강세장이 계속된다면 비트코인의 목표가는 100만달러~150만달러 사이일 것”이라면서 “비트코인은 이제 새로운 자산군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선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를 추구하는 대안 화폐인데, 기축통화국인 미국 정부의 틀 안에 갇히는 게 맞냐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김상윤 중앙대 겸임교수는 “미국 수장이 바뀌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은 비트코인 창시자의 의도와 다른 흐름”이라며 “국가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꿈꾸는 비트코인은 대안 화폐를 지향하는데, 미국 정부의 입김으로 인한 단기적 급등은 장기적 관점에 우려스럽다”고 경고했다.

급격한 변동성에 대한 불안도 여전하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앨리슨 슈레이거는 “비트코인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라면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 위험성을 추가하고 싶으면 가상화폐 투자가 어느 정도 타당하지만 레버리지 투자 등 다른 방식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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