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정권인수팀, ‘원유 수출제재 강화’ 등 행정명령 작성 중”
협상 새판 짜기 수단…이란 “미국 ‘최대 패배 2.0’ 귀결될 것”
트럼프·머스크, UFC 관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시간)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UFC 경기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관람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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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가 정부 출범과 함께 이란의 극심한 경제위기를 초래했던 ‘최대 압박 전략’에 재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팀이 취임 첫날 발표할 이란 압박용 행정명령을 작성하고 있으며, 여기엔 이란의 원유 수출 제재를 강화하고 새 제재를 추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정권 인수 과정에 정통한 한 국가안보 전문가는 FT에 “트럼프 당선인은 가능한 한 빨리 이란을 파산시키기 위해 최대 압박 전략을 다시 추진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정부 때도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가 타결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3년 만에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이란을 압박한 바 있다. 2015년 체결된 JCPOA는 이란 정부가 일정 수준 이상의 핵 개발을 유예하는 대신 서방이 각종 제재를 풀어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트럼프 1기 정부는 이란의 원유 수출을 겨냥해 강력한 제재를 단행해 이란 원유 수출량은 2020년 하루 40만배럴로 최저점을 찍었다가 조 바이든 정부 들어 회복됐다. 올해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150만배럴을 넘겨 세 배 이상으로 늘었으나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돼 이란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더욱 커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2기 정부에서도 이란의 원유 수출을 틀어막을 것으로 관측된다. 에너지 산업 전문가 밥 맥널리는 “트럼프 정부가 전력을 다한다면 이란의 원유 수출을 하루 수십만배럴 수준으로 급격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당선인의 사고방식을 잘 아는 이들은 이런 전략이 이란의 자금줄을 끊어 중동지역 내 영향력을 차단하고, 최종적으로는 이란을 새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기 위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란 전문가들은 이를 실현 가능성이 낮은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1기 정부 당시 미국의 압박은 이란이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을 대폭 증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란은 트럼프 2기 정부가 다시 압박 전략을 취한다면 대화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이 ‘최대 압박 2.0’을 시도한다면 이는 (미국의) ‘최대 패배 2.0’으로 귀결될 것”이라며 “그보다는 모두의 이익을 위해 ‘최대 지혜’를 시도하라”고 촉구했다.
이란 내 개혁주의자로 꼽히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지난 7월 취임 후 서방과 핵 협상을 재개할 의향을 밝혀왔다.
최근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을 이란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핵무기를 생산하려고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다만 이란 정부는 “(미국과) 협상 의향이 있지만 압력과 협박하에선 협상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
카림 사드자드푸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수석 연구원은 “가장 큰 의문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란 혁명수비대 최고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죽인 사람과 협상할 의향이 있겠냐는 것”이라며 “이란 최고지도자와 이스라엘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핵 협상을 구상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메네이의 최측근이자 이란의 ‘국민 영웅’인 솔레이마니는 2020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미군 손에 이라크에서 암살됐다. 이후 이란은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복수’를 여러 차례 공언해왔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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